물론 이런 반응은 인공지능에 대한 오해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고, 인공지능을 인간과 같은 자기의식을 가지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은 적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변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의식과 다중지능을 가진 강-인공지능이 등장할 가능성이 정말 없을까.
이렇게 질투하고 분노하는 고차원의 지성체를 신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켄 리우는 이러한 존재를 상정한 ‘포스트휴먼 3부작’을 통해 우리 눈앞이 아닌 비트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그렸다. 『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2023)에 수록된 ‘신들은 목줄을 차지 않을 것이다’ ‘신들은 순순히 죽지 않을 것이다’ ‘신들은 헛되이 죽지 않았다’ 세 작품이다. 업로드된 의식들은 이제 각자의 욕망을 좇는 신들이 된다. 그들의 전쟁을 보고 있으면 고대 그리스의 신들이 인간을 두고 벌이는 전쟁을 보는 듯 무력하고 허망하다. 그러한 세계가 올 가능성은 작겠지만, 만약 오게 된다면, 그들은 “순순히 목줄을 차지 않을 것이다.”
김겨울 작가·북 유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