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부문별로 DS(반도체)에서 13조73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4조58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26조8700억원, 영업이익 8조4500억원)와 비교해, SK하이닉스 매출 감소세(12조1600억→5조900억원)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매출이 반 토막 났다.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이어지면서 메모리 가격이 폭락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위기의 삼성전자를 구한 건 갤럭시S23이었다.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1분기 매출 46조2200억원, 영업이익 4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는 매출 31조8200억원, 영업이익은 3조9400억원으로 두 자릿수 수익률을 거뒀다.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3의 호조 덕분에 회사 전체로 ‘흑자 턱걸이’를 한 셈이다.
2분기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때문이다. 다만 25년 만에 처음으로 메모리 감산이라는 ‘극약 처방’을 한만큼, 회사 측은 2분기부터는 ‘약발’이 먹힐 것이라고 기대한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산에 돌입한 상태다.
대신 삼성은 미래를 위한 투자는 크게 늘렸다. 올 1분기 시설 투자액은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인 10조700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늘었다. 반도체에 9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디스플레이에도 3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했다. 연구개발(R&D) 투자는 6조5800억원으로, 지난 분기를 넘어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김 부사장은 “미래 경쟁력을 위해 지금부터 선제적으로 투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설비 투자를 유지하며 R&D 비중은 지속해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기술 경쟁력을 키우면서 ‘버티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미국 정부가 시행하는 반도체법 리스크에 대해 서병훈 삼성전자 IR팀 부사장은 “미국 정부가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개별 기업들과의 협상을 통해 구체화할 것으로 밝혀 이 절차에 동참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가능성과 시나리오에 대해 검토하고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까지 반도체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는 돼야 삼성디스플레이를 필두로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