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7개월 만에 코트에 복귀한 정현. 경기가 안풀리자 안타까워하고 있다. [뉴시스]
정현은 26일 서울 올림픽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남자 단식 1회전(32강)에서 조던 톰프슨(91위·호주)에게 0-2(2-6, 4-6)로 졌다. 2020년 9월 프랑스오픈 예선 탈락 후 고질적인 허리 부상 치료에 들어갔던 정현은 오랜만에 한국 팬 앞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진 못했다.
정현은 2018년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단식에서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준결승까지 진출하며 ‘정현 열풍’을 일으켰다. 당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2·은퇴)와의 4강전에서 발바닥 물집으로 기권패했다. 이 대회 16강에선 수퍼스타 노박 조코비치(36·세르비아)를 3-0으로 물리쳤다. 조코비치는 현재 세계랭킹 1위이자 메이저 남자 단식 22회 우승에 빛나는 최강자다. 그 활약 덕분에 2018년 4월 정현은 세계 19위까지 오르면서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하지만 고질적인 허리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동안 ‘비활동(Inactive) 선수’로 분류돼 세계 랭킹도 없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 정현은 와일드카드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복식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정현은 “너무 오랜만의 실전 경기여서 (경기 중) 또 다칠까 봐 걱정이 됐다. 공격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겁을 먹었다. (코트에) 돌아온 것에 의미를 두겠다”며 “현재 몸 상태는 (전성기였던) 몇 년 전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당시 컨디션에 80~90%는 근접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국내에서 뛰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차분하게 해외 대회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