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벤처캐피털(VC) 포럼을 개최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과 윤건수 벤처캐피탈협회장(DSC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포함해 VC와 액셀러레이터(AC)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행사 참석자 대부분은 벤처 기업들의 생존 위기를 토로했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후속투자인 시리즈 B 이상의 투자에서 (함께 투자해야 하는) 다른 투자자들이 움직이지 않는 분위기”라며 “저희 포트폴리오 기업 중 시리즈 B 이상에서 투자를 받지 못한 경우, 수익모델을 함께 만들고 구조조정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의 모태펀드 증액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정부 정책자금인 모태펀드의 올해 출자 규모는 3135억원으로 지난해(5200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줄었다. 윤건수 협회장은 “모태펀드가 증액되면 투자 사각지대에 있는 벤처 기업에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왜 중요해
벤처펀드 출자금액은 정책금융과 민간부문을 가리지 않고 지난해 1분기보다 크게 줄었다. 정책금융에서 모태펀드 출자액은 1년 사이 36.8%(1280억→786억원) 줄었고, 성장금융도 75%(2551억→590억원) 줄었다. 민간부문에서는 개인의 출자금액(5536억→454억원)이 91.8% 가량 축소했고, 금융기관(7894억→911억원)은 88.5% 감소, VC(2752억→590억원)는 78.6% 감소했다.
정부 대책은
실제로 지난 1분기 벤처투자금액은 8815억원으로, 2019년 1분기(6339억원)와 2020년 1분기(7789억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2021년 1분기 투자금액은 1조318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0.5% 늘었고, 2022년 1분기(2조2214억원)에는 68.5%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진 영향이다.
현장 분위기는?
① 말라가는 자금: 시장에 투자금이 말라가고 있다. 금리 상승에 경제 성장이 둔화하며 VC를 비롯한 투자자의 스타트업 투자 결정이 더욱 신중해진 영향이다. 송명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리서치팀 리더는 “벤처 투자 빙하기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투자 유치를 막 시작하려던 스타트업”이라며 “(미리 투자를 받고) 돈을 축적한 곳은 버틸 힘이 있지만, 그렇지 못해 현금이 떨어지는 곳들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② 엎친데 덮친 규제: 벤처투자가 얼어붙는 와중에, 규제 리스크라는 ‘이중고’를 겪는 스타트업도 있다.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에서만 한시적으로 서비스가 가능한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다음달 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로 하향 조정한다면 닥터나우, 올라케어, 메디르 등의 스타트업은 서비스를 운영할 수 없다.
③ 커지는 기술격차: 최근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빅테크와 소규모 스타트업 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인공지능(AI) 분야의 경우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1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은 오픈AI와 구글이 AI 개발에 속도를 붙이고, 국내도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가 생성AI 개발에 뛰어들었다.
앞으로는
정부도 스타트업과 벤처업계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대책을 오는 20일 내놓을 예정이다. 중기부와 금융위원회는 이날 합동으로 ‘혁신 벤처 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다. 정책금융 지원정책, 스타트업 규제 해소 지원방안 등의 대응책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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