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리즈는 LG 염경엽(55) 감독과 두산 이승엽(47) 감독이 처음 맞붙는 일명 ‘엽의 전쟁’으로 관심을 모았다. 잠실의 두 팀을 지휘하는 두 감독의 야구 인생이 여러모로 판이해 더욱 흥미로운 대결로 꼽혔다. 염경엽 감독은 현역 시절 역대 가장 낮은 통산 타율(0.195·1500타석 이상 기준)을 남기고 은퇴했다. 반면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지도자로서도 대조적이다. 염 감독은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 감독을 거쳤고,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베테랑 지도자다. 반면 이 감독은 프로 코치 경험이 전혀 없다. 올해 처음으로 프로야구 지휘봉을 잡았다. 선배인 염 감독은 “맞대결에선 내가 이기고, 이승엽 감독은 다른 팀을 많이 이겨서 좋은 감독이 됐으면 좋겠다”며 ‘농담 반, 진담 반’의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절치부심한 두산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특유의 뒷심을 앞세워 싹쓸이 패배 위기에서 벗어났다. 1-4로 뒤진 7회 2사 후 정수빈의 우전 안타와 조수행의 볼넷으로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뒤이어 타석에 선 양석환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시즌 4호)을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8회 승기를 잡았다. 이번엔 LG의 실책이 빌미가 됐다. 1사 후 두산 송승환이 LG 유격수 김민성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고, 2사 후 안재석의 적시타로 리드를 되찾았다. 정수빈은 이유찬의 몸에 맞는 볼로 계속된 1·2루 기회에서 중견수 머리 위를 넘어가는 적시 3루타를 터트려 주자 둘을 모두 불러들였다.
흐름을 빼앗긴 LG 마운드는 이후 실책을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볼넷 3개와 폭투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양의지에게 2타점 쐐기 적시 2루타를 맞았다. 두산은 그렇게 3연패를 끊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6회 말에만 7점을 뽑는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롯데 자이언츠를 9-1로 제압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6과 3분의 2이닝 1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최근 부진했던 삼성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가 결승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KT 위즈는 수원에서 한화 이글스를 14-2로 완파했다. 한화 선발 남지민은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는 동안 안타 7개를 내주고 7실점하며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