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하다는 점쟁이는 앞일을 맞힌다고 한다. 더 용하다는 점쟁이는 미래를 내다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미래에 불상사가 예견될 경우 피하는 법을 알려준다. 피하지 못하더라도 피해를 줄이는 길을 귀띔해준다.
침체를 피하거나 줄이는 방법에 집중해 이 책을 읽어보자. 이 독서법은 이 책에 국한되지 않는다. 위기를 점치는 주장 모두에 적용해야 한다. 파국의 회피나 경감 방법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그 주장은 ‘위기 운명론’이 된다. 그러나 경제는 어떤 파탄에 운명처럼 좌초하지 않는다. 경제의 경로는 참여자의 의사결정과 행위에 따라 바뀐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경제학자가 치과의사 수준으로 겸손하고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는 겸손하지 않더라도 치과의사처럼 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줄이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는 맬서스의 『인구론』을 읽은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이 경제학의 한계를 지적하며 던진 ‘음울한(dismal) 과학’이라는 오랜 비판에서 경제학이 벗어나는 길이기도 하다.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