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2차전지주에 외인 매수 집중
코스피 시장에서 이날 외국인은 74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1월 코스피 종목을 6조원 넘게 쓸어담았지만, 2월(4253억원)과 3월(2882억원)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매크로 불안에 '확실한 산업' 쏠림 현상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으로 메모리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강화됐고, 2차전지는 LG엔솔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미국 보조금 효과를 확인하면서 미국 IRA 수혜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LG엔솔은 지난 7일 1분기 영업이익에 미국의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 금액(1003억원)을 반영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견고한 고용 지표에 따른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등 매크로(거시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가운데 성장성이 담보된 일부 산업이나 테마로 수급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3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23만6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31만1000명)보다 증가 폭이 둔화한 데다 시장 전망치(23만8000명)를 밑돌았다.
하지만 고용 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판단 속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10일 기준 5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61.4%로 동결 전망보다 높다.
금리 인하 기대 후퇴·달러 강세 등 변수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이후 고객의 재고가 충분히 축소되고, 4분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살아날 경우 반도체 업황은 낮은 생산 증가율에 힘입어 회복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도 “그동안 실적 모멘텀이 약했던 반도체 업종에서 상승이 나왔다는 점에서 이미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자동차 업종과 함께 코스피 시장의 추세적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매크로 이슈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불안과 금리 인하 기대 후퇴는 달러 강세와 채권 금리 반등으로 이어지며, 코스피와 2차 전지 업종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뿐 아니라 대형 세트(PC·스마트폰·가전)업체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국내 전반적인 증시의 수급 여건이 개선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2차전지주에서 반도체·바이오 등 다른 소외 업종으로 수급 전환이 일어나는 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10일 원화값은 전거래일보다 3원 하락한 달러당 1319.7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