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반짝거리기 때문이다. 스필버그는 과장하거나 미화하기 위해 스포트라이트를 남용하지 않는다. 주인공 새미는 전학 후 학교폭력을 당하고 이성에게 차이기도 하지만 영화를 만들 때만큼은 자체 발광(發光)한다. 설사 그가 감독으로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그의 소년 시절은 그 자체로 빛난다.
누구에게나 눈부신 순간들이 있다. 우리 모두가 자기 인생의 주연이다. 어머니 미치가 아이들에게 ‘이해받기 어려운 선택일지라도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는 것도 그래서다. “내가(스스로를 속인 채) 다른 사람(someone)으로 살게 된다면 너희도 날 몰라보게 될 거야.” 누군가를 위한다는 것 역시 진정 자신으로 살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
“관객의 시선을 끌려면 지평선은 반드시 화면 맨 위나 맨 아래쪽에 있어야 돼. 지평선이 중간에 있으면 그건 따분한 거야.” 이제 막 할리우드에 첫발을 내디딘 새미에게 존 포드 감독이 한마디 충고를 던진다. 그 말이 내겐 ‘삶은 남들이 이야기하는 평균값 너머에 있다’는 은유로 들렸다.
권석천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