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 비극’ 막은 단비…내일까지 최대 100㎜ 더 쏟아진다

중앙일보

입력 2023.04.05 11:39

수정 2023.04.0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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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내린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연합뉴스

식목일을 앞두고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전국적으로 번지던 산불이 모두 진화됐다. 기상청은 6일까지 최대 1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10시 현재 전국이 흐린 가운데 제주도에 시간당 40㎜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전날부터 내린 비로 제주도 삼각봉은 377.5㎜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고, 전남 진도(124㎜)와 완도(111.5㎜)에도 1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이에 제주와 부산 등 남해안 지역에는 호우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서울 역시 도봉구가 49.5㎜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봄비치고는 많은 비가 내렸다. 
 
이번 비는 식목일을 앞두고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던 산불을 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2일에 발생해 사흘간 타올랐던 충남 홍성 산불도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사그라졌다. 이 산불로 축구장 2000개 면적보다 넓은 산림 1454ha(헥타르)가 피해를 봤다. 산불 3단계가 발령됐던 충남 금산과 전남 함평·순천, 경북 영주 지역의 대형 산불도 모두 꺼졌다. 산림청의 산불위험등급도 전국이 가장 낮은 단계인 ‘낮음’으로 내려갔다.
 

산불 위험 가장 높은 식목일…봄비로 고비 넘겨

식목일을 하루 앞둔 4일 충남 홍성군 서부면 상황리 일대 산이 검게 그을려 있다. 뉴스1

식목일은 통상 1년 중에 산불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다. 하루 산불 건수로 2002년 식목일(63건)과 2000년 식목일(50건)이 역대 1~2위를 차지할 정도다. 건조한 날이 많은 데다가 절기상 청명(5일)·한식(6일)과 시기가 겹치다 보니 성묘객·등산객이 증가해 실화로 인한 화재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면서 빈도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매년 식목일마다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 올해에도 4일까지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식목일 산불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봄비로 인해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고 산림 전문가들은 말했다.


정철호 산림청 대변인은 “청명·한식과 겹치는 식목일에 등산객과 성묘객이 늘면서 산에 가서 쓰레기를 태우는 사람도 많고 이로 인한 화재 위험도 크다”며 “비가 내리면서 서쪽 지역의 산불 위험은 줄었지만, 강원도에는 양간지풍으로 불리는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여서 대형 산불의 위험이 동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비는 6일 새벽부터 차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부 지방의 경우 6일까지 최대 1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전망이다. 비가 내리는 동안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겠고, 바람도 매우 강하게 불어서 비바람 피해도 주의해야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풍 및 매우 높은 물결로 항공기나 선박 운항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 사전에 운항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며 “강한 비바람으로 인한 출·퇴근길 교통안전에 유의하고, 특히 어린이 등·하굣길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