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4일 첨단 디스플레이 산업과 관련해 “민간이 적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확보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고도화를 지원해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견지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 1000만 대 패널 생산…초격차 유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아무도 가보지 못한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태블릿·노트북용 OLED를 발판으로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屈起)’ 저지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8.6세대 공장을 가동하면 연간 1000만 매의 14.3형 태블릿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기존 6세대 설비(연간 450만 매)와 비교해 두 배 이상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계획대로라면 IT용 OLED 매출은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해, 지금의 다섯 배로 커진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세상에 없는 기술로 산업을 리드해나가겠다”고 OLED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건설·설비 업체 파급 효과 2조8000억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IT용 OLED는 삼성 입장에선 ‘기회의 땅’이다. 최근 애플·레노버·아수스 등 주요 IT 제조사들은 노트북·태블릿 패널로 LCD 대신 OLED를 채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IT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채택 비중이 올해 7.5%에서 2029년 34% 수준으로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 측은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 설비 및 건설 업체가 2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2만6000명 규모의 고용 창출 효과도 전망된다.
지역균형 발전 60조 투자 ‘첫 단추’
삼성은 조만간 ▶천안·온양(반도체 패키지·삼성전자) ▶천안(차세대 배터리·삼성SDI) ▶세종(패키징기판·삼성전기) ▶부산(MLCC·삼성전기) ▶구미(스마트폰 ‘마더 팩토리’·삼성전자) ▶울산(배터리소재·삼성SDI) ▶광주광역시(스마트가전·삼성전자) 등의 투자 계획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태흠 충남지사, 충남지역 4대 대학 총장, 협력업체 대표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