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가 우파를 천하통일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재원 최고위원을 징계하라는 압박으로 해석됐지만, 비대위 전환 가능성까지 언급되자 김 대표도 발끈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방자치 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 일에만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홍 시장은 다시 페이스북에 “나는 그냥 대구시장이 아니라 당 대표를 두 번이나 지낸 당의 어른”이라며 “참 어이없다”고 했다.
직전 대표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 날 김 대표의 행보를 지적했다. 제주 4ㆍ3 추념식에 참석한 이 전 대표는 김 대표가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런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기본으로 해야 하는 것인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며 “역사의 아픔을 함께하겠다는 원칙을 가진 이준석 지도부와 달리 김기현 지도부는 여러 복잡한 고민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엔 “쓴소리는 다양하게 나올수록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표의 심정을 제일 잘 아는 인사들이 대표를 흔드는 건 보기 좋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홍 시장은 한국당 대표 시절 자신을 비판하는 세력에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든다”고 비난했다. 이 전 대표도 지난해 국회부의장이자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5선)이 “정치 선배로서 조언한다”고 말하자 “정치 선배라는 표현을 써가며 지적하는 게 아쉽다. 서열상 국회부의장보다 당 대표가 위”라고 맞받았다.
민주당과 대비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재명 대표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고 고질적인 당내 계파 갈등도 노출됐지만 적어도 전직 대표가 이 대표를 비판하는 일은 눈에 띄지 않아서다. 오히려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수많은 담금질을 거쳐야 명검(名劍)이 만들어진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중심으로 선거해야 한다”며 이 대표를 옹호했다.
정동영 전 의장(열린우리당)은 지난달 이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때 일부 민주당 이탈(찬성)표가 생기자 “전쟁 상황 중인데 상대방에게 자기편 장수를 잡아가라고 표결하는 건 반란군”이라고 말했다. 대선 경선에서 맞붙은 추미애 전 대표는 물론, 대선 경선에서 난타전을 벌인 이낙연 전 대표도 공개적 비판은 윤석열 정부를 향하고 있다.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이 대표 비판은 현역 의원의 몫”이라며 “당의 어른인 전직 대표가 굳이 현직 대표를 흔들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