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 먹을 때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게임을 하는 것을 삼가 주세요.”
하루에 약 200명이 방문하는 일본 도쿄의 유명 라멘(일본식 라면) 식당 ‘데부찬’에서 지난달 중순부터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CNN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데부차는 후쿠오카의 하카다(博多) 라멘을 전문으로 판매한다. 돼지 뼈를 끓인 육수에 면발이 1㎜에 불과한 가는 면을 써서 빨리 먹지 않으면 쉽게 불어 맛이 없어진다. 그런데 많은 손님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느라 라멘을 맛있게 먹지 못했다.
가이 사장은 “많은 손님이 스마트폰을 하느라 라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면서“또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다른 손님에게도 미안해서 스마트폰 사용을 삼가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식당은 집이 아니다”라며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다른 손님을 존중하면서 식사 시간을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가족들과 대화 시간이 줄어들고, 오히려 식사 시간이 늘어나면서 좌석 회전율에 악영향을 끼치자 수년 전부터 세계 곳곳의 요식업계에선 스마트폰 사용 금지 규정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싱가포르의 맥도날드 한 지점에서 식사하는 동안 가족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스마트폰을 넣어놓을 수 있는 투명 보관함을 설치했다. 또 프랑스 남부의 한 식당에선 스마트폰 사용이 적발되면 점원이 휘파람을 불고 옐로카드로 경고를 날린다고 CNN이 전했다.
미국의 주요 도시 식당에서도 스마트폰 사용 금지에 나섰다. 뉴욕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식사가 끝날 때까지 빵 바구니에 스마트폰을 넣는 사람들에겐 음식값을 할인해주고, 텍사스의 한 레스토랑에선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면서 전화를 못 쓸까 걱정하는 손님을 위해 빨간색 유선 전화를 설치했다.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엘리자베스 던 심리학 교수는 “식사 자리에서 대화가 지연될 때, 스마트폰이 지루함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사람들과 식당 등에서 시간을 보낼 때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주의가 더 산만해지고, 사회적 상호 작용에서 얻는 즐거움이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