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죽고 4명 안구적출에 치료도 난항…美 '공포의 인공눈물'

중앙일보

입력 2023.03.22 17:50

수정 2023.03.2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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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눈물. 중앙포토

미국에서 특정 제약사의 인공 눈물을 사용했다가 시력을 잃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들 제품이 항생제 내성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달 제품을 회수하고 사용 중단을 통보한 상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1일(현지시간) 16개 주에서 지난 14일까지 카바페넴 내성 녹농균(VIM-GES-CRPA)에 감염된 사례는 68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중 사망에 이른 경우는 총 3건이다. 지난달 대비 사망자는 2명 늘었다. 또 감염자 중 8명은 시력을 잃었고, 4명은 안구를 적출했다고 CDC는 설명했다. 
 
감염자들은 모두 인도 제약사 '글로벌 파마 헬스케어'의 '에즈리케어' 등 인공눈물이나 점안액 3종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CDC는 지난달 문제의 제품에서 녹농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CDC는 제품의 오염이 제조 과정에서 발생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분석하는 중이다. 


녹농균은 토양, 물, 생활 공간 어디에나 존재하는 강한 병원성 균이다. 감염되면 녹색 고름이 난다고 해서 녹농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오염된 물 등을 통해 감염되며 감염된 부위에 따라 간단한 피부질환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증까지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녹농균은 통상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하지만, 이번 사례와 같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녹농균은 치료가 매우 어렵다. CBS 방송은 이번에 검출된 균주가 항생제 10여종에 대해 내성까지 갖춘 데다, 미국에서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어 치료가 극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진은 이번 녹농균에 감염된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 박테리오파지를 발견했다고 CBS는 보도했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로, 세균에 대한 감염과 증식을 억제한다. 다만, 아직 이 방법으로 치료 받은 환자는 없으며 이 치료법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