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들었는데 ‘개점휴업’ 부산 국제크루즈터미널, 올해 부활할까

중앙일보

입력 2023.03.22 11:21

수정 2023.03.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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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부산 영도구 국제크루즈터미널 모습. 송봉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국제 크루즈선 부산항 입항이 지난 15일 재개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부산 국제크루즈터미널도 활성화할지 주목된다.  
 
해양수산부, 1000억 들여 2018년 완공 
22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부산 영도구 동삼동 국제크루즈터미널은 2007년 825억원을 들여 크루즈 전용 부두로 지었다. 이때는 일반 크루즈선 한 척이 입항할 수 있는 시설이었다. 이어 해양수산부는 2016년 8월부터 322억원을 추가로 들여 초대형 크루즈선을 수용할 수 있게 확장 공사에 들어갔고, 2018년 9월 완공했다. 
 
특히 국제크루즈터미널은 부산항 대교에 걸려 부산항으로 입항하지 못하는 높이 63m 이상, 22만t급 세계 최대 크루즈까지 정박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당시 해수부는 “중국 초대형 크루즈를 유치해 부산을 ‘동북아 유람선 관광 허브’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부산항만공사 등은 2017년 2척을 정박할 수 있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추가로 만들었다. 이렇게 되면 대형 크루즈선은 영도 쪽으로 나머지 크루즈선은 부산항으로 입항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측대로 되지 않았다.  


2018년부터 3척만 입항 
국제크루즈터미널에는 2022년까지 국제 크루즈선이 3척만 입항했다. 2018년 0척, 2019년 3척, 2020~2022년 각 0척 등이다. 2016년 하반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사태 이후 중국 초대형 크루즈가 입항하지 않았고, 2019년 말부터는 코로나19 범유행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여기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이 새로 생기면서 도심지와 가까운 이곳으로 크루즈선이 몰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3년만에 부산 찾은 크루즈선 승객들. 크루즈선인 '아마데아호'(M/S Amadea, 2만9000t급)가 15일 오전 승객 470명과 승무원 300여 명을 태우고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입항한 뒤 부산 관광에 나서는 승객들이 하선하고 있다. 승객을 태운 크루즈선이 부산항에 입항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송봉근 기자

부산항엔 3년만에 크루즈 입항 

부산항만공사 등은 지난 15일부터 부산항으로 크루즈선이 다시 입항하면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 사정도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부산항에는 지난 15일 오전 8시 독일 피닉스라이즌사 크루즈선 아마데아호(2만9000t급)가 승객 600여명을 태우고 입항했다. 외국 크루즈선이 부산항을 방문한 것은 2020년 2월 코로나19 사태로 전면 입항을 중단한 후 3년 만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아마데아호를 시작으로 올해 국제 크루즈선이 90차례 이상 입항할 예정이다.  

 
오는 6월에는 부산에 본사를 둔 팬스타 그룹의 팬스타엔터프라이즈 크루즈선 ‘코스타세레나’ 호(11만4500t급)가 부산을 모항으로 3박 4일과 4박 5일 등 2차례(항차)에 걸쳐 일본 나가사키·가고시마·사세보 등을 기항한다. 승객은 각 항차 당 3000명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 크루즈선 부산항 입항은 2018년 82차례에서 2019년 108차례로 늘었다가 코로나19로 인해 2020~2022년 3년간 전무한 상태였다. 크루즈선 입항이 중단되면서 이들 선박에 팔던 연간 600여억원 어치(2019년 기준) 선박용 물품 수출도 사실상 끊겼다. 
 

21일 찾은 부산 영도구 국제크루즈터미널. 5년간 개점 휴업 중이다. 송봉근 기자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올해 크루즈선 부산항 입항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80% 이상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도 올해 12차례 입항 예정인데 국제 크루즈선이 더 늘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