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업계 종사자 1200명 가운데 56.3%(675명)가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에 긍적적이라고 답했다. 유연화에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43.7%(525명)였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이유에 대해 ‘업무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많은 금전적 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등의 의견이 나왔다. 반면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총 근무시간이 늘어날 것 같아서’, ‘추가 근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 ‘연속근무로 인해 과로하게 될 것 같아서’ 등을 이유로 꼽았다.
문제는 포괄임금제가 만연하고 노사 관계가 비대칭적인 중소형 게임사 종사자들이다. 이들에겐 특정 주에 장시간 근로를 하더라도 그에 따른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콘텐츠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이상 게임사는 포괄임금제가 적용된 비율이 68.0%인 데 반해 50~99인 사업장은 82.7%에 달했다. 보고서는 “포괄임금제 폐지 및 초과근무와 크런치 모드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나 충분한 휴식시간이 제공될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를 좀 더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 제시됐다”고 밝혔다.
정부도 포괄임금제를 ‘공짜 야근’의 주범으로 인식하고 지난해부터 기획 감독에 나서고 있다. 다만 ‘사후적 오남용 근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우 노무법인 노동과인권 노무사는 “포괄임금의 문제는 노사 모두에게 ‘아무리 더 일해도 돈을 안 줘도 된다’는 인식이 생겨난다는 점”이라며 “판례상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만 체결할 수 있는 만큼, 정말 근로시간 산정이 불가능한 업종의 경우에만 예외 조항을 두는 방식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