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View] 영국 6개월 실험
기업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건 근무시간이 평균 주 38시간에서 34시간으로 줄었지만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아서다. 재무정보를 제공한 23개 기업에선 매출액이 실험 전과 비교해 1.4% 늘었다. 직원들의 삶의 질도 좋아져 참가자 2900명 중 39%는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답했다.
이번 실험이 주목받은 건 이른바 ‘100:80:100 이론’이 실현 가능한지를 살펴보려 했기 때문이다. 참가 기업들은 실험하는 6개월 동안 ‘월급 삭감 없이(100%), 주 4일만 근무하면서(80%), 생산성은 종전과 같이(100%)’ 유지할 수 있는지를 살펴봤다.
한국의 직장문화에선 사측의 거부감이 더 클 거란 얘기도 있다. 박지순 원장은 “유럽에선 근로자들이 일하는 동안 개인 e메일 열람을 하지 않고, 공장에선 휴대전화를 사물함에 넣고 작업장에 간다”며 “이런 문화가 없는 한국에선 주 4일 근무를 하고도 하루 8시간 주 5일 일하던 만큼의 성과가 나올 것인지에 대한 기업의 불신이 클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다른 문제는 직종·기업 간 불평등만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소비자를 응대하는 근무자가 언제든 있어야 하는 서비스업, 주문 급증으로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는 일이 수시로 발생하는 제조업은 주 4일 근무 적용이 쉽지 않다”며 “산업적 특성의 고려 없이 일괄적으로 도입하면 기업·산업 간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간 해야 할 일을 4일에 구겨 넣는다고 생각해 주 4일 근무에 부정적인 근로자도 많다”고 전했다.
이런 우려에도 주 4일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있는 건 분명하다. 한국 정부도 주 4일 근무 논의에 긍정적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일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놓고 정산기간을 확대해 주 4일제를 더욱 유연하게 쓸 수 있는 방향으로도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승윤 교수는 “주 4일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선 노사와 사회 전체의 합의가 필요하다”며 “가능한 부문이나 기업부터 도입해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보완할 점을 검토하는 등의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orld View’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의 연재 시리즈입니다. 매주 2회(화·금) 발행됩니다. 'World View'의 이번 순서는 직장인들이 최고의 복지로 꼽는 '월화수목일일일'을 들여다 봅니다. 집중 해부의 대상은 뉴질랜드 비영리단체가 실시한 '주4일 근무 실험 결과'입니다. "주 4일 근무는 압도적 성공"이라고 AP통신조차 호들갑을 떨며 보도한 것은 타당성이 있을까요? '그들이 말하지 않는 진실'이 궁금한 분은 더중앙플러스 ‘World View'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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