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 2월 15~64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6%포인트 오른 68%를 기록했다. 1999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2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다. 범위를 더 넓힌 15세 이상 고용률도 61.1%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역시 동월 기준 최고치다.
고용률이 여타 일자리 지표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건 저출생ㆍ고령화 여파다. 경제 활동을 활발히 하는 생산연령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착시 효과가 나타났다. 15세에서 64세 사이 인구를 뜻하는 생산연령인구는 2월 3606만8000명으로 1년 전과 견줘 28만2000명 줄었다.
고용률을 따질 때 ‘분모’ 역할을 하는 생산인구 자체 가파르게 줄고 있다 보니 취업자 수 증가 둔화에도 고용률 수치는 오히려 개선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생산인구로 새로 유입돼야 할 청년층 숫자 자체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면서 불거진 현상이다.
과거 꾸준히 증가했던 생산인구는 2018년 이후 감소세로 꺾였다. 2월을 기준(전년 대비)으로 2019년 -1만8000명, 2020년 -8만7000명, 2021년 -14만8000명, 2022년 -22만1000명으로 생산인구가 줄어드는 속도는 해마다 빨라지고 있다. 15세 이상으로 인구 범위를 넓혀도 추세는 비슷하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인구 감소 효과 때문이긴 하지만 전체 인구에서 취업자 비중이 늘어나는 자체가 문제인 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단순히 고용률 지표만 가지고 일자리 경기를 판단하기보다는 고령층 등 연령대별 취업 인구, 여성 고용률 추이 등 지표를 세부화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