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규제 풀리니 오피스텔 인기 ‘뚝’…1월 거래량 역대 최소

중앙일보

입력 2023.03.15 13:49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서울의 한 오피스텔 밀집 지역 모습. 뉴스1

 
경기 하남시 학암동의 오피스텔 ‘위례 지웰 푸르지오’ 84㎡는 지난해 1월 13억원에 매매계약이 이뤄졌지만, 올해 1월 같은 면적의 물건이 7억8700만원에 실거래됐다. 1년간 5억 1300만원(-39.5%)이 하락했다.  
인천 서구 청라동의 오피스텔 ‘청라 린스트라우스’ 전용면적 59㎡의 경우 지난해 1월 3억5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그런데 올해 1월 같은 면적 물건이 2억 5000만원에 매매되면서 1년 만에 1억원(-28.6%) 떨어졌다.

전셋값도 마찬가지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오피스텔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84㎡는 지난해 1월 전세보증금 4억원에 신규 계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 1월 해당 오피스텔 동일 면적인 전세보증금 1억 8000만원에 계약되면서 1년 새 전셋값이 2억2000만원(-55.0%) 하락했다.  
 
부동산 호황기 때 각종 규제를 받던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목 받던 오피스텔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매매와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15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건축물 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408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7년 1월 이래 월 기준 가장 적은 수치다. 지난해 1월(1만 4932건)과 비교하면 72.6%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오피스텔 거래량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지역은 인천이었다. 지난해 1월 인천의 오피스텔 거래량은 3459건이었는데 올해 1월엔 416건으로 88.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북은 92건에 12건으로 87.0% 줄었으며 충남 85.8%. 대구 79.4%, 제주 78.1%, 대전 76.7%, 경북 75.7%, 세종 73.7%, 경기 73.2%, 광주 73.0%, 전남 71.1%, 서울 64.8%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여파로 서울지역 기존 오피스텔 매매와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

 
오피스텔 매매 평균 가격과 전셋값도 하락세다. KB부동산의 월간 오피스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수도권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2억 7761만원이었지만, 올해 2월엔 2억7561만원으로 전년 대비 0.7% 하락했다. 평균 전셋값도 지난해 2월 2억1289만원에서 올해 2월엔 2억1045만원으로 1.1% 떨어졌다.

 
최근 오피스텔 시장 분위기가 바뀐 것은 정부의 아파트 규제 완화 영향이 크다. 부동산 호황기엔 정부의 아파트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면서 주거용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렸다.

그러다 금리 인상과 맞물려 부동산 침체기가 시작되고, 정부가 아파트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오피스텔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에서 주택법상 주택이 아닌 오피스텔이 제외된 영향도 있다.

 
경제만랩황한솔 리서치연구원은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아파트 청약, 대출, 세금 규제까지 완화되면서 오피스텔 투자 수요가 줄어 거래량과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