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브리핑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방문은 12년간 중단됐던 양자 정상 방문이 재개되는 것으로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역점을 두고 추진한 한·일 관계 개선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오전 출국하는 윤 대통령은 도쿄에 도착한 직후 첫 일정으로 동포들과 오찬 간담회를 한다. 오후엔 핵심 일정인 기시다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을 소화한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기시다 총리와의 세 번째 정상회담이다. 양자회담 자체를 목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1년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김 실장은 “이번 방일은 (양국 관계 정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양국 간의 본격적인 교류 여건을 정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김 실장은 “강제징용 판결 문제 해법 발표 이후 이행을 포함한 한·일 관계 전반에 대한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경제협력을 가로막고 있는 정책적 장벽을 해소하고 양국 간 경제협력을 심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강제징용 배상 관련 대법원 판결 이후 일본은 2019년 불화수소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등 대(對)한국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문재인 정부는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양국의 갈등은 심화됐다.
정상회담을 마친 양 정상은 만찬을 함께한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양 정상이 도쿄 긴자의 노포 두 곳에서 만찬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긴자 주변의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뒤 1895년 창업해 128년 된 경양식집 ‘렌가테이(煉瓦亭)’로 자리를 옮겨 만남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렌가테이는 돈가스와 오므라이스의 발상지로, 특히 오므라이스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반영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방일 이튿날인 17일에는 한일의원연맹, 한일협력위원회 소속 정·관계 주요 인사를 만난다. 이 자리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등이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오찬을 겸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경제계의 협력과 교류를 당부할 예정이다. 마지막 일정으로 윤 대통령은 게이오대에서 한국 유학생과 일본 대학생을 상대로 강연한 뒤 오후 늦게 귀국한다.
이번 순방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해 기시다 유코 여사와의 만남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