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상암까지 30분" 오세훈이 한강에 띄우려는 이 버스

중앙일보

입력 2023.03.14 10:25

수정 2023.03.14 10:36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영국 런던의 수상 교통수단인 '리버 버스'의 모습. [사진 유튜브 캡처]

앞으로 한강에서 수상 택시에 이어 버스도 구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템스강을 찾아 ‘리버 버스(River Bus)’를 탄 뒤 “한강에도 이런 교통수단을 띄우는 방안을 검토해볼 것”이라며 “1년에 몇 번 홍수 날 때를 제외하면 얼마든지 (운행이)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영국 템스강 수상교통 수단인 리버버스 탑승장 모습. 런던(영국)=나운채 기자

吳 “도입 가능한지 검토해 볼 것” 

리버 버스는 1997년 템스강 재생과 새로운 여객 운송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런던 동쪽과 서쪽을 잇는 리버 버스는 수륙양용은 아니고 물에서만 다닌다. 1대당 100~150명을 태울 수 있다. 20여개 정거장을 오가며 승객들을 태우는데, 운임은 1인당 10파운드(1만5000여원) 수준이다. 2018년 기준 연간 1040만명이 리버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통근 목적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13일(현지시간) 런던 수상 교통수단 '리버 버스(River bus)'에 탑승해 템스 강의 수변경관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서울시

오 시장은 리버 버스를 탄 뒤 “속도도 빠르고 소음이 없어 굉장히 쾌적한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지난 9일 한강 편의성과 매력을 높이겠다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런던 수변공간 활용 사례 중 하나인 리버 버스 도입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자료 서울시]

오 시장은 “(리버 버스) 속도를 고려해볼 때 잠실에서 여의도·상암까지 20~30분이면 이동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한강 내 정거장도 10여개 정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오 시장은 “실용적·기술적으로 (도입이) 가능한지 검토하는 게 우선”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오 시장은 2007년 서울시장 때 수상 관광 콜택시를 도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3일(현지시간) 런던 노스그리니치 인근 소재 ‘IFS 클라우드 케이블카’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운영 현황 등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서울시

한강 곤돌라 추진에 吳 “신중히”

오 시장은 이날 런던 시내를 바라볼 수 있는 ‘IFS 클라우드 케이블카’도 방문했다. 이 케이블카는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런던 최초로 개통됐다. 길이 약 1.1㎞, 최고 고도 90m인 케이블카는 1대당 8명씩 하루 약 6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추진계획 중 하나로 한강을 오가는 곤돌라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뚝섬과 잠실, 서울숲과 상암 일대를 후보지로 두고 민간투자 제안을 받아 기술적 타당성· 수요 등을 따져볼 계획이다. 실제 곤돌라가 운행되면, 새로운 한강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도 이날 직접 케이블카에 탑승해 운영 현황 등을 살펴보려 했지만, 현지 기상 악화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취재진 중 한 명이 쓰고 있던 안경이 날아갈 정도로 이날 현장에선 돌풍이 몰아쳤다. 케이블카 관계자는 오 시장에게 “현재 관광용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통근 기능도 갖추고 있다”며 “올해 초 5000만 이용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곤돌라는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는 만큼 관광·교통 수요를 면밀히 파악해서 경제성이 확보될 수 있는 대상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관광 수요와 수익성, 설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단 취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도심개발 현장 '콜 드롭스 야드'와 킹스크로스 역 일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런던(영국)=나운채 기자

옛 도심 활성화 방안도 강구

한편 오 시장은 이날 런던 킹스크로스 역과 ‘콜 드롭스 야드’를 차례로 방문하며 구도심(舊都心) 활성화 방안도 강구했다. 킹스크로스는 화물 운송 감소로 쇠퇴한 지역을 재개발해 업무와 주거·상업·문화 등 복합 시설로 새롭게 조성한 곳이다. 과거 석탄 화적 창고로 사용되던 콜 드롭스 야드도 리모델링을 거쳐 복합 쇼핑 광장으로 재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