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16일 회담 후 전례없는 ‘1·2차 만찬’

중앙일보

입력 2023.03.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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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일본을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당일 저녁 ‘두 번의 만찬’을 갖는 것으로 13일 파악됐다. 한·일 정상이 셔틀 정상회담은 물론 국빈 및 공식 방문 때도 이처럼 장소를 옮겨가며 하루 두 번 만찬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1박2일 일정으로 방일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를 만나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이후 만찬이 열리는데, 일본 측은 이례적으로 두 번의 저녁을 준비했다고 한다. 도쿄 중심가에서 이뤄지는 두 번의 만찬 중 한 곳은 일본이 윤 대통령을 배려해 장소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일본 측 관계자를 만날 때 “내가 옛날에 갔던 식당인데 추억이 남아 있다”고 말했고, 이를 기억한 일본 정부 측이 특별히 2차 장소로 마련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특히 자리를 옮겨 2차로 열리는 만찬에선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허심탄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함께 방일하는 김건희 여사도 배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모두 술을 좋아한다.
 
일본은 해외 정상들의 방문 때마다 만찬 장소를 신중히 골라 왔다.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일 때 일본은 에도 시대 특유의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핫포엔(八芳園)에서 만찬 행사를 열었다. 당시 기시다 총리의 부인인 유코(裕子) 여사가 이곳에서 차를 대접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일은 ‘국빈 방문’이 아닌 ‘실무 방문’이다. 한·일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안을 한국 정부가 내놓으면서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해 서둘러 조율한 실무 방문이지만 이례적인 두 번의 만찬을 통해 양국 정상이 관계 회복의 의지를 다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