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오후부터 한반도에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최근까지 이어졌던 고온 추세가 꺾였다. 3월 초부터 시작된 이례적인 고온 현상은 11일에 정점을 찍었다. 서울의 기온은 22.8도까지 올라 190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116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하지만, 12일 전국에 비가 내린 데 이어 오후부터는 북쪽 대륙고기압의 확장으로 한반도로 찬 공기가 유입됐다. 서울 대부분의 지역과 대전·대구·광주 등 전국 곳곳에는 저녁 9시를 기준으로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온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이는 강원 남부 산지에는 한파 경보가 발령됐다. 3월 중순에 한파 특보가 내려진 건 2020년 3월 13~14일 이후 3년 만이다.
롤러코스터 기온 변화에 초봄 한파특보
12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6.3도로 평년보다 5도 이상 높았지만, 13일 아침에는 -3도로 10도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7도를 기록해 매우 춥게 느껴질 수 있다. 박종권 기상청 예보관은 “이번 추위의 절정은 내일 아침 출근길이 될 것이기 때문에 패딩 등 겨울옷을 다시 입어야 한다”며 “최근에 따뜻했던 것을 생각하고 외출하면 큰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원 산지에는 오후부터 비가 눈으로 바뀌면서 최대 7㎝까지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강원 북부 산지에는 밤 9시 이후로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기상청은 “밤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내린 비가 얼어 도로가 매우 미끄럽겠고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차량 운행 시 감속 운행하고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등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추위는 길게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하권의 추위는 13일 낮부터 풀리기 시작하겠고, 14일 이후로는 평년 수준의 기온을 유지할 전망이다.
산불 막은 봄비…가뭄 해소는 어려울 듯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내려졌던 건조주의보도 이날 해제됐다. 다만, 비의 양이 많지 않아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박 예보관은 “5~2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산불의 위험도는 많이 낮아지겠지만, 이 정도 양으로는 해갈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