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지난 겨울 중·대형 고등어 씨가 마르고 사료·낚시용으로 쓰는 ‘잔챙이’들만 무더기로 잡혀 결국 생산을 중단했다”며 “매년 고등어 어획량이나 크기가 점점 줄어들다가 올해는 아예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안동시 일직면의 한 간고등어 판매업체 정모 상무도 “안동에서 간고등어 판매를 하고 있는 업체들은 모두 문을 닫거나 지난해 팔고 남은 재고를 꺼내다 팔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가오는 늦가을에도 중·대형 고등어가 안 잡히면 업계 전체가 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전했다.
고등어 어획량 작년보다 60.3% 줄어
1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고등어 조업이 본격화되는 매년 10월에는 평균 1만1000여t의 고등어가 잡힌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경우 5964t에 그쳤다. 이는 평년 어획량(1만1363t)보다 47.5%, 전년 동월 어획량(1만5006t)보다 60.3% 줄어든 수치다.
그나마 잡힌 고등어 95%가 ‘잔챙이’
김수현 수산업관측센터 대중어관측팀장은 “고등어는 보통 8월 잡히기 시작한다. 그러다 추석 이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어획된다”며 “그때부터 12월까지 잡히는 게 한 해 어획량의 60~7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는 이 시기 잡힌 고등어 물량 자체가 적고 그중에서도 중·대형어 비중도 낮았다”고 덧붙였다.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고등어 도매가도 급등했다. 지난 1월 기준 고등어 산지가격은 ㎏당 4334원으로 지난해 1월(3473원)보다 1000원가량 높았고, 어획량 가운데 소형어 비중이 높아 중·대형어에 중도매인들이 몰리면서 도매가격 또한 작년 동월(5446원)보다 22.6% 높은 6679원을 기록했다.
도매가격의 상승은 소비자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졌다. 올해 1월 기준 냉장 고등어 소비자가격은 평년 1월 기준 가격(8728원)보다 61.5% 오른 ㎏당 1만4094원, 냉동 고등어 소비자가격은 같은 기간 85.9%나 뛴 ㎏당 1만2914원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고등어 어획량 감소와 크기 감소에는 여러 변수가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고등어 크기 감소 현상은 10년 중 한두 해 주기로 일어난다. 최근 갑자기 생겨난 현상은 아니다”라면서도 “해수면 온도 상승이나 무분별한 어획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데 대해 명확하게 단정 짓긴 어렵다”고 말했다.
“공장 폐업도 못 해…규제 완화를”
한 업체 관계자는 “공장 가동을 못 해 폐업을 하고 싶어도 폐업하는 순간 창고에 쌓인 재고를 판매할 수 없게 된다”며 “이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손해를 보면서도 업체를 운영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직원들이 실업급여라도 받게 하려면 폐업해야 하는데 (재고 판매를 위해) 공장은 열어둬야 하니 임금부담도 크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