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가 이례적인 걸까. 각종 통계가 그렇지 않다고 말해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3040 대출자들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각각 44.2%, 41.3%였다. 소득의 거의 절반이 대출 원금과 이자로 나간다는 얘기다.
정부는 저출생 해결을 위해 육아휴직 급여의 소득대체율을 높여왔다. 지난해부터 부모 중 한 명이 육아휴직을 할 경우 1년간 통상임금의 80%(최대 150만원)를 지급한다. 하지만 이 중 25%는 복직 후 6개월이 되는 시점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통장에 꽂히는 건 최대 112만5000원이다.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올해 3인 가구 최저생계비(266만원)에 훨씬 못 미친다. 홀벌이라면 육아휴직은 꿈도 못 꾼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육아휴직 기간을 1년에서 1년 6개월로 늘리자는 얘기도 나왔다. 다만 연장 기간에는 육아휴직 급여를 안 줄 가능성이 거론되자 ‘그림의 떡’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출산 포비아(공포증)’를 키우는 주된 원인은 경제적 부담이다. 최근 중앙일보·에스티아이가 전국 20~39살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양육비 부담(27.4%), 일자리 불안정(20.7%), 주거 불안정(19.9%) 등 돈 문제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갈수록 불어나는 사교육비는 머지않은 미래의 경제적 부담으로 현실을 짓누른다.
합계출산율 0.78명의 시대다.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정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과감하고 확실한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N개의 원인과 그 이상의 대책을 들여다보고 있겠지만 때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한시적인 일몰제라도 좋으니 파격적인 지원으로 판을 흔들어보는 건 어떨까. 부작용도 없지 않겠지만, 도무지 돌파구가 안 보이니 하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