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금리 상향"…파월 '빅스텝' 예고에 뉴욕증시 일제히 하락

중앙일보

입력 2023.03.08 06:30

수정 2023.03.08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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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이 7일(현지시간) 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하는 발언을 해 시장이 냉각됐다.
 
7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74.98포인트(1.72%) 하락한 3만2856.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2.05포인트(1.53%) 떨어진 3986.37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5.41포인트(1.25%) 밀린 1만1530.33으로 장을 마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 지표들은 예상보다 더 강했다. 이는 최종금리 수준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라며 이러한 경제지표들에 추가 긴축 결심을 굳혔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주택 가격과 식료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에서 아직 완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파월 의장은 우려했다.
 
당장 오는 21∼22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다시 금리 인상 가속페달을 밟을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물론 향후 기준금리 수준이 기존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혀 연내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이 7일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AP=연합뉴스

평소 절제된 화법을 구사하던 연준 수장이 이례적으로 분명하게 추가 긴축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투자자들의 금리 전망도 급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빅스텝 확률은 67.5%로 전날 31.4%의 두 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도 5.5∼5.75%로 올라갔다. 2월 초까지만 해도 최종금리가 4.9%에 그칠 것으로 기대하던 시장은 이제 6% 금리 가능성까지 두려워하고 있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4.968%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또 경신했고,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잠시 4%를 넘겼다가 3.9%대 중반으로 진정됐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5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뉴욕증시의 3대 지수도 '매파 파월'의 충격파로 일제히 하락했다.
 

파월 의장이 이같은 매파적인 발언을 한 것은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또 예상과 달리 노동시장 과열이 여전하다는 경제지표가 2월 이후 잇따르고 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6.4% 올라 12월(6.5%)과 거의 비슷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월 대비로는 0.5% 급등해 12월(0.1%)보다 오히려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연준이 가장 정확한 물가지표로 간주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월에 4.7% 올라 12월(4.6%)보다 더 많이 상승, 인플레이션이 다시 악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1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 전망치의 3배에 육박하고 실업률이 54년 만의 최저치를 찍고 있다. 노동시장이 과열되면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어려워진다. 
 
그동안 한두 달의 경제지표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던 연준이 이처럼 빠르게 방향 선회 가능성을 공표한 것은 그만큼 각종 지표가 미국 경제의 힘이 지속적이고 광범위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빅스텝으로, 올해 2월 베이비스텝(한 번에 0.25%포인트 금리인상)으로 잇따라 속도를 늦췄던 연준이 만약 3월 다시 빅스텝을 결정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4.5∼4.75%에서 단번에 5.0∼5.25%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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