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트랜스젠더 국회의원' 베이어 전 뉴질랜드 의원 별세

중앙일보

입력 2023.03.0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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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성전환 사실을 공개한 뒤 국회의원이 된 뉴질랜드의 조지나 베이어 전 의원. EPA=연합뉴스

세계 최초로 성전환 사실을 공개한 뒤 국회의원이 된 뉴질랜드의 조지나 베이어 전 의원이 별세했다. 향년 65세.
 
스터프 등 현지 언론은 전 국회의원이자 성 소수자 권리 운동가였던 베이어 전 의원이 6일(현지시간) 오후 3시 30분경 뉴질랜드의 한 호스피스 요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는 오래전부터 신장병을 앓았고 2017년에는 신장 이식 수술을 받기도 했다.
 
베이어는 1984년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배우이자 성 소수자 권리 운동가 등으로 활동했다.


1995년 웰링턴 인근 소도시 카터튼에서 시장으로 당선돼 공직에 올랐고, 1999년 노동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해 세계 최초로 트랜스젠더임을 공개한 국회의원이 됐다.
 
그는 2007년까지 의정 활동을 하면서 2005년 동성 커플에게 법적 권리를 인정하는 '시민결합' 제도가 도입되는 데 앞장섰다. 2003년에는 성 노동을 비(非)범죄화하는 법안을 지지하는 국회 연설에서 자신이 전직 성 노동자임을 밝히기도 했다.
 
의원 생활을 마친 뒤에도 동성 결혼과 매춘 합법화, 마오리족 권리 증진 등을 위해 활동했으며 이 공로로 2020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뉴질랜드 공로 훈장을 받았다.
 
그의 별세 소식에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는 "고인은 뉴질랜드 의회에 깊은 발자취를 남겼다"며 "그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길을 개척했다"라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