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 초등교사를 스피치 라이터로 선발
전북교육청은 28일 "최근 '교육감 연설문 작성 업무 지원 파견교사' 공모 결과 전주 모 초등학교 A씨(여·40대)가 스피치 라이터로 선발됐다"고 밝혔다. 파견 기간은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1년이다. 애초 지난달 17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중·고등학교 교사 대상으로 모집 공고를 냈으나 지원자가 없자 이달 14일 초등학교 교사로 범위를 확대해 뽑았다.
이번 논란은 현직 교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비판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장학사 일을 파견교사를 뽑아 시키다니 어이없다' '교육청에 연설문 하나 작성할 인재가 없다는 사실이 놀랍다' 등이다.
전교조 "교사 업무 가중…파견교사 폐지해야"
반면 전교조 전북지부와 함께 전북 교육계를 대변하는 전북교사노조에선 스피치 라이터 파견을 두둔한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3000여 명, 전북교사노조는 교사 1800여 명이 각각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스피치 라이터로 선발된 선생님이 좋은 연설문을 써서 전북 교육에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북교사노조에 따르면 3선을 지낸 김승환 전 전북교육감 때는 주무관과 장학사가 스피치 라이터 역할을 맡았다. 이전 교육감도 파견교사 3명이 스피치 라이터였다고 한다.
정 위원장은 "서 교육감은 공모를 거쳐 스피치 라이터를 뽑았다"라며 "전교조 주장대로라면 전북을 제외한 16개 시·도 교육감도 본인이 직접 연설문을 쓰거나 대변인이 쓰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승환은 되고, 서거석은 안 된다?…전북교사노조는 옹호
논란이 일자 전북교육청은 "교육감 대외적 발언을 정리할 때 학교 현장 요구를 교사 시각과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현장 중심'이라는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교육감이 직접 축사·연설문을 쓰는 지역은 한 군데도 없다. 모두 장학사나 파견교사, 일반직 공무원이 초안을 작성한 뒤 교육감이 최종적으로 수정한다고 한다.
한성하 전북교육청 대변인은 "학교 현장 목소리를 담아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찾자는 취지에서 처음으로 교사를 선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