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밀던 김무성' 김기현 돕고...'金 가까운 이재오' 安 미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2023.02.28 05:00

수정 2023.02.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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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무성·이재오 상임고문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2015년 11월 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국회에서 열린 최고연석회의에서 김무성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이재오 최고위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김무성 고문은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2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고문은 예전 ‘무대계’라고 불렸던 세력을 일정부분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가 표를 모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70여명이 참여한 ‘더 좋은 세상으로’(일명 마포포럼) 공동대표다. 김 후보는 지난 1월 26일 마포포럼 정례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이에 앞서 김 고문이 직접 전화를 걸어 “오시라”고 권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고문이 지금도 김 후보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김 고문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당 대표였던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다. 2020년 말 김 고문은 안 후보에게 직접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했고, 이에 안 후보가 화답했다.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국면에서도 “협상 과정에서 안 후보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김 고문이 애썼다”는 게 김 고문측 설명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왼쪽)가 지난 1월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빌딩에서 열린 마포포럼 정례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마포포럼 공동대표인 강석호 전 의원. 연합뉴스

 
이랬던 김 고문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안 후보 대신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후보에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며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안정을 원하는 김 고문이 이번 국면에서는 김 후보를 지지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에 친이계의 좌장이라 불렸던 이재오 고문은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안 후보를 돕고 있다. 이 고문은 지난 26일 안 후보 캠프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안 후보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표를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사람이 자리에 앉으면 그 자리를 내놓는 게 참 쉽지 않다”며 “제일 좋은 지도자가 되려면 안철수 같은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추켜세웠다.
 

2020년 11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오후 서울 마포구 한 빌딩에서 열린 마포포럼 세미나에서 김무성상임고문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고문은 당초 친이계에 속하는 김기현 후보와 가까웠다. 2008년 18대 국회에서 김 후보는 이 고문이 주도했던 당내 모임 ‘함께 내일로’에 참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해 8·15 특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빠지자 이 고문이 윤 대통령에게 많이 서운해했다”며 “친윤계 지지를 받는 김 후보를 지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고문은 이후 윤 대통령을 향해 “정치권과 검찰 문화는 다르다. 공부를 좀 해야 한다”는 등 쓴소리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대표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수도권 총선필승을 위한 전략 토크쇼'에서 박수치고 있다. 오른쪽부터 안 후보 부인 김미경 교수, 안 후보, 서병수 의원, 이재오 상임고문. 연합뉴스

 
과거 친박계인 서병수 의원도 26일 안 후보 측 행사에 참석해 “안 후보가 밝혀온 노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추구하는 우리 국민의힘에 이념이 꼭 들어맞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서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동생 서범수 의원과 함께 비윤계로 꼽힌다. 
 
영남권 초선 의원은 “김무성 고문은 물밑에서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내세우는 반면, 이재오 고문과 서병수 의원은 전면에서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여권 원로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