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이날 보고서에서 “2월 들어 중국 대도시 지하철 이용객 수, 교통체증지수(100대 도시) 등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며 “방역조치 해제와 정부의 정책지원 등에 힘입어 소비가 살아나면서 경기회복세가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부동산 경기 부진, 대외수요 둔화 등 회복속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잠재해 있다고 내다봤다.
관건은 중국 경제가 어느 방향으로 회복하느냐다. 한국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은 이를 가공해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중국이 투자와 수출 중심으로 성장한다면 한국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분기부터 중국 경제가 회복하면 한국의 수출 물량은 0.55%포인트 늘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16%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소비나 부동산 등 내수 위주로 성장한다면 중국 관광객 효과에 기대야 한다. 이 총재는 “중국 경제 회복이 과거와 달리 투자재가 아닌 소비재 중심으로 회복되면, 중국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한국이 예전만큼 효과를 볼 수 있겠나 하는 걱정이 있다”며 “과거에는 중국 경제가 1% 올라가면 우리나라 성장률엔 0.2~0.25% 정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봤는데, 이번에는 보수적으로 그것의 반 정도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내 고용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효과는 적지 않다. 한은이 예상하는 올해 중국 관광객 규모는 195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약 600만명)의 33% 수준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 100만 명당 우리 경제성장률(GDP)은 0.08%포인트 오른다. 중국 관광객 규모가 2019년의 3분의 1 수준만 회복해도 산술적으로 0.16%포인트의 성장률 제고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이는 한은이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1.6%)의 10%에 해당한다.
문제는 리오프닝이 진정 기미를 보이는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요 기관은 중국 경제 회복을 근거로 원유 수요 전망치를 연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