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7시쯤 말바우시장 내 M 음식점. 평일 이른 시간인데도 17개 테이블은 손님이 빼곡했다. 이 식당은 장어 1kg에 5만90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늘 붐빈다.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 9명이 모임을 마치고 계산한 금액을 보니 술값만 3만6000원이다. 이들이 마신 소주·맥주는 모두 19병이었다. 평균 소줏값(5000원)으로 계산한다면 9만 5000원을 냈어야 했다. 이곳 소주·맥주·음료수 값은 모두 2000원이다. 이 일대 몇몇 음식점은 소줏값을 1000원 받다가 약 4년전 2000원으로 올렸다고 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음식점이 사오는 소주와 맥주 도매가격은 각각 1700원과 1950원이다. 상당수 음식점은 요즘 식재료값이 올라 음식값은 올리지 않고 주류에서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충당한다고 한다. 말바우시장 내 음식점 측은 "우리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매출을 유지한다"라고 말했다. 말바우시장 내 서너곳은 최근 각종 물가 인상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소줏값을 2500원~3000원으로 인상했다.
주류 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티는 노하우 가운데 하나는 가족경영이었다. D 횟집 대표 이충열(60) 씨는 “동생이 사장으로 있고 일하는 사람 모두 가족이라 2000원을 고수할 수 있다. 시장을 찾는 저소득층, 인근 대학교 대학생들 모두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값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경기 침체 속에서 손님들이 돈 걱정 않고 술을 마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