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부 압박에 대출금리 인하…KB·우리·카뱅 최대 0.7%P↓

중앙일보

입력 2023.02.2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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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뉴스1

은행권이 최근 점점 내리는 추세인 대출금리를 추가로 인하한다. 정부가 은행의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차) 축소’를 공개적으로 압박하자 은행권이 엎드린 모양새다.

 
21일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오는 28일부터 최대 0.5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주담대 금리는 신 잔액 코픽스 연동 기준 최대 0.35%포인트 낮추고, 전세자금대출은 최대 0.55%포인트 내릴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12월에도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낮췄고, 지난 1월에도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각각 1.05%포인트, 1.3%포인트씩 인하했다. 이번 인하 결정까지 보면 3개월 연속 금리 인하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고객의 금융 부담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지원을 드리고자 금리 인하를 추가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우리은행도 우대금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실질 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거래 실적과 상관없이 주담대 신 잔액 코픽스 연동 6개월 변동금리 상품에서 0.45%포인트, 주담대 5년 변동금리 상품에서 0.2%포인트씩 확대했다. 그 결과 신 잔액 코픽스 연동 6개월 변동금리는 연 5.91~6.71%에서 5.46~6.26%로, 5년 변동금리는 연 5.24~6.24%에서 5.04~6.24%로 내렸다.


인터넷 전문 은행 카카오뱅크도 이날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로써 카카오뱅크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는 연 4%대 초반인 연 4.286%로, 마이너스통장대출 최저 금리는 기존 연 5%대에서 연 4.547%로 내린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 한도를 2억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늘리고 마이너스통장대출도 기존 2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금리와 편의성을 바탕으로 포용금융 실천에 앞장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여타 시중은행은 아직 추가 인하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가 ‘은행은 공공재’라며 은행권의 사회공헌과 채용 확대 등을 요구하는 분위기에 추가적인 대출금리 인하 행렬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직접적인 요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금리 추가 인하가 가능한지 내부 검토는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