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관세청에 따르면 2월 1~10일 수출액은 176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수입액은 225억9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16.9% 늘었다. 통계상 수출이 늘었지만 반등으로 보긴 어렵다. 조업일수(지난해 6.5일, 올해 8.5일)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4.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와 달리 지난해 2월 초엔 설 연휴가 끼어있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늘면서 무역적자 행진은 이어졌다. 이달 초에만 49억7000만 달러(약 6조3000억원) 규모로 무역적자가 났다. 이 추세가 월말까지 지속하면 지난해 3월(-2000만 달러)부터 1년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도 176억2000만 달러로 늘었다. 역대 연간 최대치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7억8000만 달러)의 36.9%가 두 달도 안 돼 쌓였다. 지난달에는 월간 기준 최대인 126억5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1위 수출시장’ 중국도 계속 흔들리고 있다. 대(對) 중국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3.4% 줄었다. 미국(48%), 유럽연합(EU·53.3%) 등 다른 주요국으로의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지난달까지 8개월째 대중 수출이 줄어든 가운데,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 증가 속에서도 큰 폭의 무역적자가 난 건 에너지 수입 때문이다. 원유(44.9%), 가스(86.6%), 석탄(60.3%) 등 3대 에너지원 수입 모두 1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셋을 합친 수입액만 66억4000만 달러에 달한다.
정부는 올해 ‘수출 플러스’ 달성을 내세웠지만, 연초부터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수출 부진과 무역적자 확대가 개선되지 않으면 경상수지 악화 등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이 휘청일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올해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은 경상수지인데, 이를 흑자로 맞추려면 최대한 수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 정부가 수출 기업에 세제·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수출선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