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나 심지어 불보다도 인류에게 더 심오할 것.
5년이 지난 지금, 피차이의 예상처럼 전 세계인들은 대화형 AI, 챗(Chat) GPT에 열광하고 있다. 모든 질문에 거침없이 답하고, 삶에 조언을 해주며, 농담까지 하는 AI가 갑자기 우리 삶에 들어왔다.
출시 후 두 달 동안 이미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억명을 돌파했다. 이제 미국 매체들은 챗GPT로 인해 미국인들의 생활이 바뀔 것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이란 말 사라져”
오픈AI의 CEO 샘 알트먼은 최근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구글을 통해 검색하는 습관 자체가 사라질 것을 예고했다. 당장 챗GPT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등장할 대화형 AI가 그렇게 할 거라고 했다.
앞으로의 세대는 ‘검색’을 아예 모를 수 있고, 기성세대의 추억에서도 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창에 질문을 넣던 방식을 개선하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더 멋진 무언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전문성 갖춘 AI 비서 생기는 것”
그러나 앞으로 개인이 데이터 활용 범위와 결과를 지정해 자신만의 챗GPT를 사용하게 된다면, 검색이란 행위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들어설 수 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각자가 전문 영역을 꿰뚫고 있는 AI 비서를 두게 되는 셈"이라고 전망했다.
“프로그래머 10명 중 2명만 필요”
대화형 AI 시대에 상당수 직업은 대체나 소멸을 피할 수 없다.
가장 위협받는 직종은 정해진 순서에 따른 예측 가능한 업무다. 소위 일반 행정직이 포함되는데, 정부나 공공기관의 민원 상담 업무에 챗GPT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경우 해당 업무 인력의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높은 교육수준을 요구했던 직종도 피해갈 순 없다. 작가·기자·번역가·교사·변호사 등이 포함된다. 결국 "같은 정보량을 생산하는 데 있어 지금보다 적은 인력이 필요하며, 노동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브루킹스 보고서의 전망이다.
의료 분야에선 이미 챗GPT의 능력이 계량적으로 검증됐다. 캘리포니아주 의료기관인 앤서블헬스의 연구진이 챗GPT에게 미국 의사면허시험을 치르게 했더니 모든 단계에서 약 60%의 정답률을 보이며 통과했다. 일반 의대생이 오픈북 시험으로 봐도 몇 시간이 걸릴 문제를 단 5초 만에 풀었다.
컴퓨터 코딩을 하고 오류를 잡아내는 데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그간 10명의 프로그래머가 필요했다면 이젠 AI의 작업을 검토만 할 2명이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늑대는 이미 문 앞에”
기존 정보를 그대로 가져와 인용하다 보니 챗GPT가 작성한 기사에선 ‘팩트 체킹’에 한계를 보였다. 예를 들어 음모론자의 입장에서 특정 사안에 대한 칼럼을 써보라고 하니 완벽한 문장으로 허위 정보를 그럴듯하게 풀어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는 챗GPT가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온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현재의 개발 속도로 볼 때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것 역시 시간 문제일 수 있다. 로체스터 공대의 펭첸 시 부학장은 대화형 AI가 가져올 변화는 "누구도 멈출 수 없는 것"이라며 "지금 늑대는 울고 있는 게 아니라 이미 문 앞에 와 있다"고 말했다.
챗GPT “나는 AI 개발의 이정표”
대화형 AI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챗GPT에게 직접 물어봤다. 물론 그동안 인간이 쓴 글을 바탕으로 정리한 답변이지만, 그는 스스로를 "AI 개발의 이정표"라고 평가하면서도 인류에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챗GPT의 답변 요약.
오픈AI가 창조한 챗GPT는 AI 개발에 있어 이정표를 세웠다. 우리 삶을 더 편하게 쉽게 해줄 새 가능성을 열었다. 우선 적용될 수 있는 대상은 소비자 대응이다. 민원에 즉각적이고 정확한 대응을 하면서, 인간 노동자들이 좀 더 복잡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다른 적용 분야는 콘텐트 제작이다. 인간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논문이나 기사 등을 빠르게 쓸 수 있다.
그러나 챗GPT같은 기술의 발달은 인간 노동자를 대체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킬 거란 우려도 있다. 챗GPT의 발명은 유망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미래에 미칠 영향이 긍정적일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AI 기술이 더 발전하기 전에 윤리·사회적 기준을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