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당 가격차 '240원→40원'…비싼 경유, 다시 휘발유보다 싸지나

중앙일보

입력 2023.02.12 14:51

수정 2023.02.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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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경유와 휘발유 판매 가격이 동일하게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한때 L당 240원 가까이 벌어졌던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가격 차가 40원 수준으로 좁혀졌다. 경유 값이 빠르게 내려가면서 8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휘발유와의 ‘가격 역전’이 곧 다시 뒤집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2월 2주차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15원 떨어졌다. 주간 단위로는 12주째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다. 반면 지난해 7월부터 내려오던 휘발유 값은 올해 들어 유류세 인하 폭 축소(37%→25%) 등으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월 2주차 평균 판매가도 1주일 전보다 3원 올랐다.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11일 기준 경유 판매가는 L당 1617.1원으로 휘발유(1576.6원)보다 40.5원 비쌌다. 불과 한 달 전에 120원 넘게 차이 났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특히 부산·대구·인천·제주 등에선 가격 차가 20여원밖에 안 나 조만간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각 지역의 일부 주유소에선 휘발유 값이 다시 경유 값을 앞지르거나 둘의 가격이 똑같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해 초만 해도 경유 평균 판매가는 1440원대로 휘발유보다 180원가량 낮았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찾아왔다. 국제 수요 증가, 공급 차질 등의 여파로 경유 가격은 빠르게 치솟았다. 5~6월 들어 휘발유와 엎치락뒤치락하다 6월 13일(경유 2074.89원, 휘발유 2074.3원) 이후 지금껏 가격 역전이 지속하고 있다. 11월 28일엔 경유가 휘발유보다 L당 236.1원 비싸면서 가격 차가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유가 안정 등으로 경유 가격이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재역전할 가능성도 커졌다.
 
국내 판매가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도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의 2월 2주차 평균 가격은 배럴당 81달러로 전주보다 1달러 내렸다. 석유공사는 “국제 유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 재점화, 미국 원유 재고 증가, 러시아산 공급 불안 완화 등으로 하락세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비슷한 상황이다. 자동차용 경유의 국제 가격은 1월 넷째 주 배럴당 122.4달러에서 이달 둘째 주 107.6달러로 떨어졌다. 휘발유 국제 가격이 같은 기간 103.4달러에서 96.5달러로 내린 것보다 훨씬 하락 폭이 크다. 향후 전망도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차가 더 좁혀지는 데 무게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