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안 먹는데 당황스럽다…젊은 여성 지방간 더 위험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3.02.11 05:00

수정 2023.02.1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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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형 당뇨병인 제2형 당뇨병의 발병을 부추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폐경 전 젊은 여성에게 더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폐경전 여성에 취약

지방간. 연합뉴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장유수·김예진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미국 간 학회(AASLD) 저널 ‘헤파톨로지(Hepatology)’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제2형 당뇨병의 주요 위험 인자라는 건 기존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었으나, 성별과 폐경 여부에 따라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는 구체적으로 보고된 적 없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전혀 안 마시거나 소량을 마시는데,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과 비슷하게 간에 지방이 많이 낀 상태를 뜻한다. 
 
연구팀은 2011년~2018년 건강검진을 받은 비당뇨 성인 24만5054명을 성별 및 폐경 여부에 따라 ▶남성(13만286명) ▶폐경 전 여성(10만9810명) ▶폐경 후 여성(4958명)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다음 이들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무에 따른 비교 분석과 5.3년 간의 추적 관찰을 했다.     

 
그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있으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없는 건강한 그룹과 비교했을 때 당뇨병 발생 위험이 폐경 전 여성에서 4.6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 후 여성이나 남성은 각각 2.7배와 2.2배 늘었다. 폐경 전 여성 그룹에서 당뇨병의 상대 위험도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더욱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류승호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영향이 성별과 폐경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어 “효과적인 당뇨병 예방과 관리를 위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무에 따른 성별 간 차등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수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교수는 “최근 서구적 식습관과 신체활동 감소 등 영향으로 젊은 성인에게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저위험군으로 분류됐던 젊은 여성들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다면 생활습관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연구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