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서울에 특색 없는 획일적 건축물이 많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날 "네모반듯한 빌딩만 가득한 서울 스카이라인을 바꿔야 한다"며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노들섬을 첫 번째 시범사업지로 선정하는 등 9개 혁신 건물을 우선 선보이기로 했다.
오세훈, 도시 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 발표
서울시는 거꾸로 사업 초기 단계에서 디자인부터 공모·확정한 뒤 사업비 등을 책정하는 ‘기획 디자인 공모’방안을 도입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처럼 단위면적당 큰 비용이 들어가는 특수한 건물을 제안하더라도,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공사비·설계비를 투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건축 규제·제도도 유연하게 운용한다. 서울형 용도지역제가 대표적이다. 용도지역제는 특정 부지를 특정 용도로만 써야 한다는 규제다. 서울시는 이런 규정을 허물어 같은 땅에 일자리·주거·문화 기능을 혼합한 공간도 허용한다.
높이·건폐율 등 건축규제를 대폭 완화한 ‘디자인 자유구역’ 제도도 도입한다. 법정 용적률을 최대 120%까지 완화해 설계비·공사비 일부를 상쇄하도록 허용하고, 대신 녹지·공유 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이다. 오 시장은 “이 밖에도 자유로운 건축 디자인을 제약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지속해서 발굴해 철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등 주거지 디자인도 뜯어고친다. 이른바 ‘성냥갑’ 형태 아파트를 서울서 퇴출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일괄적으로 35층 이상은 허용하지 않았던 규제를 폐기하고 50층 이상 아파트 건립을 허용한다. 아파트 입면을 특화하고 한강과 아파트 단지를 연결한 수변 아파트 단지를 유도한다. 가칭 ‘한층 더 예쁜 집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인 특화 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개성 있는 다세대·연립주택 조성도 유도한다.
기획단계에서 사전공모…창의적 디자인 담보
서울시는 노들섬과 함께 제2세종문화회관, 성동구치소, 수서역 공영주차장 복합개발 사업지도 디자인 혁신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별도 공모를 통해 5개 민간 건축물을 시범사업지로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시범 사업지로 선정하면 용적률 120% 완화, 층수·건폐율 규제 배제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현대적인 도시계획을 적용해 해마다 새로운 건축물이 탄생하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은 매년 1000만명이 방문해 연 8000억원의 관광 수입을 올린다”며 “이런 도시를 벤치마킹해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고 시민 여가 공간을 확충하는 등 혁신적인 디자인 건축물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