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강쇠' '뽕' '빨간앵두'…
'보삼영화마을기념관'이라는 간판이 내걸려 있고, 건물 입구엔 '영화의 고향'이라는 비석과 함께 소복 입은 여성이 그려진 영화 '씨받이' 포스터가 각인돼 있었다. 그 옆엔 '기묘한 쾌락으로 다가오는 (옹녀)'라는 문구 등과 함께 '변강쇠' 영화 포스터도 비석에 박혀있었다.
보삼영화마을기념관은 2014년 울주군이 사업비 8억7000여만원을 들여 만들었다. 보삼마을에서 영화 '씨받이'를 비롯해 뽕·변강쇠·빨간앵두·감자 등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성인영화 7편이 촬영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기념관 1층으로 들어가자 360여장의 DVD로 채워진 보관함과 작은 영화관, 모형 초가집이 마련돼 있었다. DVD 보관함에는 아이들이 즐겨보는 각종 영화부터, 게임 CD와 함께 '뽕' '빨간 앵두' '변강쇠' '씨받이' '감자' 등 성인영화DVD가 채워져 있었다. 기념관 관계자는 "DVD를 골라서 주면 영화관에서 틀어 준다. 뽕이나 변강쇠 같은 성인영화도 볼 수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나 닌텐도 게임도 영화관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형 초가집 방문 열면 소복입은 여성이…
누군가 엽서 아래에 과거 보삼마을 어디에서 변강쇠·사방지·불 등 성인영화가 촬영됐는지, 영화 속 성과 관련한 유명한 주요 장면이 어디에서 촬영됐고, 이뤄진 것인지를 표시한 흔적도 눈에 띄었다. 현재 보삼마을은 일반 주택이 들어서고 마을 앞으로는 도로가 조성된 일반적인 요즘 시골 마을로 바뀌었다.
뽕 등 성인영화 포스터와 함께 배우 이대근씨 등 유명 영화배우 사진이 내걸린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자, 뽀로로 같은 아이들 장난감과 블루마블 등 30여 가지 보드게임, 청소년들이 볼만한 만화책 등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남사스러워서 혼이 났다"
2014년 시설 만들고, 2021년 콘텐트 추가
이에 울주군은 주민 의견을 들었다. 그 결과 2020년말 4000여만원을 들여 기존 전시관 기능에 문화와 놀이 공간을 추가했다.
"방문객 늘어, 잘 관리해 나가겠다"
울주군 관계자는 "콘텐트가 추가되면서 보삼영화마을기념관 방문객이 2021년 1597명에서 지난해 2991명으로 늘었고, 이용객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도 87% 이상이 매우 만족한다는 반응이 있었다"며 "물론 아쉽다는 의견도 있지만, 영화 관련 관광시설로 앞으로도 잘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