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안철수 겨냥 "국정 운영 방해꾼이자 적"
안 의원 자초한 면 있지만 경선 개입 오해 없애야
윤 대통령의 이런 반응은 안 의원이 자초한 면이 있다. 안 의원은 최근 윤핵관을 거론하며 “대통령의 안위는 안중에 없고 자기들 공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이 인수위원장 시절의 태도 등을 비판하자 보인 반응이었는데, 윤 대통령은 '윤핵관'이라는 용어에 대해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고 욕보이려는 표현”으로 받아들였다. 간신에 휘둘린다는 인상을 주려는 악의적 표현을 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 쓰느냐는 것이다. 특히 안 의원의 ‘윤안 연대’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은 어제 “대통령과 당 대표 후보가 동격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대통령의 리더십을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그동안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이 흘러나오긴 했지만, 윤 대통령의 언급이 전해진 것은 처음이다.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과정에서도 '윤심' 논란이 일었고, 안 의원이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은 정당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사안”이라고 반발하던 상황이다. 의도했건 아니건 당 대표 경선에 윤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다는 시비를 낳을 수 있어 우려스럽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의 후원회장 신평 변호사의 발언도 이번 경선이 얼마나 위태롭게 진행되는지 보여준다. 그는 “안 의원이 대표가 되면 경우에 따라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정계개편을 통한 신당 창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이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대통령의 탈당과 신당 창당 얘기가 나오나. 비윤계에서 대통령실에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등 여당 전체가 진흙탕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정권교체에 성공해 국정을 책임지게 된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와 관련해 허구한 날 이전투구 양상만 노출해 왔다. 당 대표가 되겠다는 후보들 모두 윤심이 자기에게 있다고 내세울 뿐 제대로 된 미래 비전 경쟁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달 무역적자가 월간 기준 역대 최대다. 난방비 상승 폭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컸다. 다가올 위기가 산더미인데 대통령실과 여당이 보여줄 게 이런 모습뿐인가. 이러고도 내년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할 표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