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아이고 교수님, 허리가 다시 아프기 시작했어요. 말도 못 하게 아픕니다.”
“아니, 잘 낫고 있었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됐나요?”
“더 좋아지라고 유튜브에서 본 ‘허리에 좋은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과거 심한 허리 통증을 앓았으나 진료를 받고 나아진 한 환자가 다시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찾아왔다. 환자가 열심히 했던 운동을 살펴보니 대부분 허리를 구부렸다 펴는 동작이 포함돼 있었다. 그런 환자가 한둘이 아니다. 목·허리 디스크가 좋아지길 바라며 오히려 디스크 찢는 잘못된 운동을 열심히 하는 이들 말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환자들과 일반인이 참고할 만한 콘텐트를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척추의 신(神)’으로 불리는 정선근(59)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의 얘기다.
- 디스크 환자가 해마다 늘어난다.
- “디스크는 퇴행성 질환이라 노화 과정에서 누구에게나 생긴다. 해마다 늘어나는 건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 인구가 늘어난 영향이다. 최근엔 노트북·스마트폰을 많이 쓰는 환경이 목 디스크 환자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목·허리 디스크 환자는 296만9330명으로 10년 전보다 70만 명가량 늘었다.)
- 몇 년씩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 “사람의 디스크는 아무는 데 2년 정도 걸린다. 한번 찢어진 디스크는 아물더라도 추가 손상에 약하다. 그런데 생활 속에서 수시로 디스크를 찢는 행동을 하게 된다. 허리를 자주 구부리고, 나쁜 자세로 앉아 일하고, TV나 스마트폰을 보면서다. 특히 안타까운 건 허리를 낫게 하려고 하는 운동을 하다가 악화되는 사례다. 잘못된 허리 운동만 못 하게 해도 절반 정도는 통증이 없어진다.”
- 어떻게 해야 디스크가 자연 치유되나.
- “좋은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요추(허리뼈) 전만, 경추(목뼈) 전만을 유지해야 한다. 서 있는 사람을 옆에서 보면 요추와 경추가 앞으로 휘어진 C자 곡선을 이루고 있다. 허리가 요추 전만 상태일 때 일자 허리에 비해 17배 강해진다. 목도 마찬가지인데 일자목이 되면 목 통증을 겪을 확률이 18배 커진다.”
- 앉아서 생활하는 학생·직장인이 디스크를 지킬 수 있도록 해주는 운동법이 있을까.
- “걷기가 여러모로 좋다. 다만 땅에서 발로 전달되는 충격이 허리 디스크에 전달될 수 있는 만큼 과하면 안 된다. 걷고 나서 다음 날 아침에 아프다면 운동이 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