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과정으로 간호사 부족 해결”…교육부, 현장 의견 수렴
집중과정으로 年1000명 추가 배출
교육부 "현장의견 듣고 신설 여부 결정"
집중과정은 이 기간을 2년으로 줄이고 편입생의 교육을 전담할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걸 목표로 한다. 비간호 전공생 졸업생의 간호사 면허 취득 기간을 줄여 단기적인 간호사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간호사를 배출하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편입생 입장에선 1년 치 등록금이 더 드는 데다 기존 간호대 3학년 학생들과 섞여서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학업 면에서도 따라가기 힘든 문제가 있었다”고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간호사 인력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전국의 간호사 면허 취득자는 2021년 기준 24만 307명으로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열악한 업무 환경으로 인해 퇴직자가 늘어나면서 인력 부족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14개 국립대 병원은 2019~2021년 3년간 간호사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2019년엔 1만7122명 중 376명, 2020년 1만8064명 중 239명, 2021년 1만9213명 중 276명이 모자랐다.
이에 정부는 간호사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왔다. 2019학년도부터 4년제 대학 간호학과 정원 외 학사편입생 비율을 전체 입학정원의 30%까지 늘릴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한 게 대표적이다. 이전까지는 정원 외로 받는 학사편입생이 입학정원의 10% 이내여야 했는데 이를 20%포인트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편입 정원은 대학의 총 입학정원의 2% 내에서 학과별로 분배되기 때문에 실제 대학별로 늘어난 간호대 편입학생 수는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며 “간호사를 늘릴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한 상황에서 집중과정이란 대안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1000명 이상 배출”…현장에선 “값싼 인력만 양산”
교육부도 보건복지부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집중과정을 운영하는 데 법적인 제약은 없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정원 외 인원은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의 협의 없이도 늘리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교육부 관계자는 “3년 커리큘럼을 2년으로 줄이면서도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실습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이를 위한 시설·교원 마련 등의 선결 조건을 해결하는 게 관건”이라며 “현장 의견을 충분히 들어 집중과정 신설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간호학사 편입교육과정을 2년으로 운영하고 있는 연세대의 이태화 간호대학 교수는 “타 학과 졸업·취업 후 간호사가 되겠다고 학사편입한 학생들은 동기부여가 강하기 때문에 일반 간호대 출신보다 직업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며 “이미 미국 등에서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간호사 배출을 위해 타 전공 학사·석사학위 소지자를 위한 집중간호학사(Accelerated Bacher of Science in Nursing·ABSN) 과정을 1970년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학사편입을 거쳐 6년째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모씨는 “열악한 처우 개선 없이 면허 취득자만 늘려서는 간호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다”며 “집중과정으로 간호사가 늘어봐야 사용자(병원) 입장에서 금세 채용하고 자를 수 있는 값싼 인력만 양산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