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장은 1일 오후 6시부터 여야 중진과 공관에서 2시간가량 저녁을 함께했다. 김 의장의 초대로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와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 등 여야 지도부가 모였다. 여당에서는 김영선·서병수·의원, 야당에서는 변재일·설훈·안민석·이상민 의원이 함께했고 김영주·정우택 국회부의장도 참석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선거제 개편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4월 안에 정개특위와 전원위원회를 가동해서 시일 내에 꼭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참석자들은 정치 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선거제 개편에는 신중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큰 개혁은 2~3년을 두고 해야 하니 욕심을 부리지 말고 현행 선거법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위성정당만 또 나온다”고 주장했다. 다른 참석자도 “선거제 개혁이 헌법 개정하고 같이 가지 않으면 작동은 하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의원수 확대와 관련해 격론이 오갔다. 한 참석자가 “과감하게 30명을 늘려버리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자, 다른 참석자는 “내년에 당장 선거인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고 우려했다고 한다. 의원수 확대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였다.
이날 만찬에 앞서 김 의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원수 확대 등을 주장했다. 김 의장은 “불합리한 선거제도는 반드시 고쳐야 하는데, 의원 정수를 늘리지 않고는 고치기 힘드니 예산은 안 늘린다. 현행 국회의원 인건비 예산을 동결을 전제로 해서, 30명·50명 늘린다 등의 안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지난달 30일 130명 의원이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이 출범하는 등 선거제 개혁 움직임 시작되고 있다. 다만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는 의원이 없다”면서도 “전체 정수 300명 중 절반도 참여하지 않았는데, 과연 두달을 앞두고 선거제 개편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1일 만찬에선 최근 정국에 대한 이야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여야 지도부가 다 모인 데다, 야당에서도 친명계, 비명계 등이 섞여 있어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조심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