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재명 방북 위해 300만 달러 북측에 건네” 진술
쌍방울 모른다 발언도 무색, 투쟁 접고 진상 규명 협조해야
김 전 회장과 쌍방울의 북한 접촉 배경에 이 대표의 경기도가 있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북한과 뒷돈 거래를 한 것이라면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김 전 회장은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가 주최한 남북 교류 행사 등에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이호남과 접촉했다. 이호남은 ‘총풍’ ‘북풍’ 논란 등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까지 남북의 정치 지형을 뒤흔든 사건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다. 검찰이 사건 전말을 명백히 밝혀내야 하는 이유다.
이 대표는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소설’이라 눙치고 넘어갈 상황이 아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중국 선양에서 북측 인사까지 참여한 ‘한국 기업 간담회’에 갔을 때 이 대표가 자신에게 “고맙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화영 당시 경기부지시가 전화를 바꿔줬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가 인지했느냐는 제3자 뇌물죄 적용 가능성과 관련이 있는 만큼 규명돼야 한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의 관계에 대해서도 당초 설명과 다른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 대표는 “나와 쌍방울의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했었다. 이후 인터뷰에선 “누군가 술자리에서 전화를 바꿔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를 모른다던 김 전 회장이 진술을 바꾼 데 이어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된 이태형 변호사도 이 대표에게 전화해 김 전 회장을 바꿔줬다는 관계자 진술이 나왔다고 한다. 서로의 모친상에 측근들이 조문한 정황도 있는 만큼 이 대표의 상세한 사실 해명이 필요하다.
이번 대북 송금 의혹과 대장동 개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이 대표가 수사받는 사안은 지방선거나 대선과 관련해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목적과 무관치 않은 공통점이 있다. 대선주자를 지낸 이 대표 스스로 진실 규명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번 주말 장외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시·도당에 ‘총동원령’까지 내렸다. 하지만 여론전으로 진실 규명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을 민주당은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