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슬램덩크의 열혈팬인 40대 남성은 지난 정부가 불붙인 ‘노재팬’(일본 제품 불매) 운동 등 반일 정서의 핵심층과도 겹친다. 실제 영화 초기엔 일부 친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노재팬인데 일본 영화가 웬 말이냐’는 비판 글이 올라오기도 했는데, ‘내 청춘의 일부다. 취향을 존중하라’는 반박에 힘을 잃었다. 현재 국내 극장가에는 ‘슬램덩크’ 외에 일본 로맨스 영화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100만을 돌파하며 조용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실사)영화가 국내에서 100만을 돌파한 것은 2003년 ‘주온’ 이후 20년 만이다. 애니메이션으로는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노재팬 운동이 한창이던 2021년 215만 명을 모아 눈길을 끌었었다. ‘정치는 정치, 문화는 문화’로 받아들이는 젊은 관객의 증가, 정치적으로 기획된 대중 정서의 유효기간을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론 여전한 한·일 간 정치적 갈등을 푸는 주요한 길이 문화에 있다는 생각도 새삼 하게 된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국내 인기와 함께 일본 넷플릭스에서는 ‘낮과 밤’ ‘더 글로리’ 등 5편의 한국 드라마가 톱10(TV쇼)에 오르며 한류 붐을 이어가고 있다.
오피니언
양성희의 시시각각
[양성희의 시시각각] '슬친자'들의 시대
중앙일보
입력 2023.02.01 01:01
그런데 슬램덩크의 열혈팬인 40대 남성은 지난 정부가 불붙인 ‘노재팬’(일본 제품 불매) 운동 등 반일 정서의 핵심층과도 겹친다. 실제 영화 초기엔 일부 친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노재팬인데 일본 영화가 웬 말이냐’는 비판 글이 올라오기도 했는데, ‘내 청춘의 일부다. 취향을 존중하라’는 반박에 힘을 잃었다. 현재 국내 극장가에는 ‘슬램덩크’ 외에 일본 로맨스 영화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100만을 돌파하며 조용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실사)영화가 국내에서 100만을 돌파한 것은 2003년 ‘주온’ 이후 20년 만이다. 애니메이션으로는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노재팬 운동이 한창이던 2021년 215만 명을 모아 눈길을 끌었었다. ‘정치는 정치, 문화는 문화’로 받아들이는 젊은 관객의 증가, 정치적으로 기획된 대중 정서의 유효기간을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론 여전한 한·일 간 정치적 갈등을 푸는 주요한 길이 문화에 있다는 생각도 새삼 하게 된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국내 인기와 함께 일본 넷플릭스에서는 ‘낮과 밤’ ‘더 글로리’ 등 5편의 한국 드라마가 톱10(TV쇼)에 오르며 한류 붐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