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의 검찰 출석 때 동행했는지, 검찰 비판 메시지를 냈는지를 전수조사한 결과다. ‘수박’(겉과 속이 다른 국회의원) 의원을 가려내 내년 총선 공천 탈락을 압박하겠다는 용도다.
이 대표가 서울중앙지검에서 대장동 비리 의혹으로 1차 조사를 받은 하루 뒤인 지난달 29일, 진보 성향 ‘딴지일보’ 게시판엔 ‘민주당 의원들 검찰 방문 및 발언 SNS 전수조사’란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엔 민주당 의원 169명 가나다순 명단에 ‘서울중앙지검’ ‘검찰 관련 발언(SNS)’ 항목별로 일일이 O·X 표시한 표를 올렸다.
지난달 10일 성남FC 의혹 조사 때 동행한 의원의 경우 ‘O(성남지청 옴)’로 처리해 줬다. 두 항목 중 ‘아무것도 하지 않은 85인 민주당 의원’ 명단을 별도 표로 만들어 첨부했다.
이 게시글은 이 대표 팬카페로도 퍼졌다. “고급 정보”라면서 이 글을 옮긴 한 회원은 “이렇게 하나하나 행보를 다 기록해 총선 승리를 위해 대비해야 한다”며 “다시는 ‘수박’ 농사하고 싶지 않다”고 썼다. 이 게시글에도 1700회 넘는 조회 수가 붙었고, “당원과 지지자들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내 지역구부터 확인하고 채찍질해야겠다”는 등 댓글 60여 개가 달렸다.
실력 행사도 이어졌다. 이 대표가 같은 경주 이씨로 사석에서 ‘할배’라고 부른다는 5선 이상민 의원 의원실엔 욕설 전화가 수시로 걸려온다고 한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우려 입장을 냈던 다른 의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중앙지검에 갔던 한 초선 의원은 거꾸로 지지 메시지를 받았다. 해당 의원은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주더라”면서도 “이 대표를 따라 나갔냐로 국회의원을 나누고 분열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청래 최고위원은 3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나가는데 배웅하고 응원하는 건 칭찬받을 일”이라며 “영광스러운 길만 가서 같이 사진 찍고 고난의 길은 싹 빠지고, 그게 인간이 할 짓이냐”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17개 시·도당에 2월 4일 서울 숭례문광장에서 열리는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 대표도 트위터에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공포정치를 막아내고, 국민의 삶을 지켜내겠다”며 “민주주의 파란 물결, 동참해 주십시오”라고 직접 적었다. 이 대표는 이날 비명계 의원이 주축인 ‘민주당의 길’ 토론회에 참석해 통합 행보에 나섰지만 홍영표 의원은 “단일대오가 좋은 것 같지만 지금 상황을 다르게 판단하는 사람도 많지 않으냐”고 쓴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