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화염 분출 흔적"
해당 위성사진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10시 53분 촬영된 사진과 비교해 30일 오전 9시 3분 사진에는 엔진 시험장 내 시험대 바로 옆 들판에 검게 그을린 흔적이 보인다. 29일 오전부터 30일 오전 사이 연소 시험을 실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그을린 흔적은 엔진 시험대 끝 부분에서 시작돼 길이는 120m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됐는데 "현장에서 강력한 화염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VOA는 전했다.
이번 시험은 탄도미사일 발사 목적으로 보이지만 우주 개발(위성) 프로그램 일환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실제 고체연료 시험을 했다면 지난해 12월 15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지 한 달 반 만이다. 당시 시험을 현지 지도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공개된 노동당 전원회의 보고에서도 "신속한 핵 반격 능력을 기본 사명으로 하는 또 다른 ICBM 체계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탄도 미사일에 고체 연료를 사용하면 액체 연료와는 달리 발사 직전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어 기습 발사가 가능하다.
연초 들어 잠잠했지만…
특히 이달 외교·국방·통일 등 업무보고 후 윤석열 대통령이 북핵 문제 관련 "심각해질 경우 자체 핵 보유 가능", "실효적 전쟁 대비 연습", "힘에 의한 평화" 등 발언을 한 뒤에도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대남·대미 스피커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27일 올해 들어 처음 내놓은 담화도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이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ICBM 정각 발사, 정찰위성 발사 등 올해 도발 스케줄을 미리 예고해뒀고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언제든 살아 있지만, 모두 쉽사리 써버리기엔 아까운 카드들"이라며 "일단 자세를 낮추고 연초엔 상황을 주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군절·김정일 생일 주목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건군절·2월 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2월 16일) 등 기념일도 고비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5일 "북한이 2월 8일 건군절에 열병식을 열 수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최근 북한은 "겨울철 호흡기 질환"을 이유로 평양에 닷새간 봉쇄령을 내렸다 지난 30일 해제했는데,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시작했던 대규모 열병식 준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30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다만 중국·러시아의 딴지로 '기타 안건' 형식으로 토의가 이뤄졌으며 앞선 수차례 회의와 마찬가지로 이사국 간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