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카 원전은 한국과 UAE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대표하는 큰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라카의 시계는 잠들지 않는다. 한국은 2009년 수주를 따낸 이후 생소한 중동 환경을 극복하고 여의도의 몇배나 되는 드넓은 지역에 발전소를 지었다. 1·2호기는 이미 전력을 쉼 없이 생산 중이고, 3·4호기도 곧 가동된다. 이는 UAE에 세워진 첫 원전이자 해외로 진출한 최초의 ‘K원전’이 됐다. 원전 수출과 경제 협력의 상징인 동시에,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과 민간 업체 직원들에겐 매일 땀 흘리는 일터다.
韓 근무자들이 땀 흘리는 일터…"서로 가깝게 지내"
김 부장은 지난 16일 근무 도중 윤 대통령이 방문한 걸 멀찌감치서 봤다고 한다. 2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수도 아부다비에서 차로 3시간, 먼 거리인데도 대통령이 찾아와서 많은 직원이 기뻐했다. 원전 건설이 큰 협력의 마중물이 됐다고 하니 자부심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함께 고생하는 한국인 직원끼리 가까운 편이다. 그는 “소속 회사도 다르고 사람도 많지만, 얼굴 자주 보고 식사도 같이하는 동료가 여럿 있다. 발전소 일은 서로 협조할 게 많으니 전화도 자주 한다”고 했다.
그는 1·2호기 시운전 등 운영 초기 단계부터 함께 했다. 그래서 바라카 원전이 주목받는 걸 보면 과거 풍경이 떠오른다고 했다. "모래 외에 아무 것도 없던 곳에 발전소가 세워진 걸 보면 감회가 남다르다. 1·2호기에서 전기 생산하고 전력망에 송전하는 거 보면 ‘평소 땀 흘린 게 보람이 있다’ 그런 생각이 든다.”
바라카 경험에 원전 수출 가속 "다들 큰 자부심"
그래도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을 수출한 이곳에서 보여준 공기 준수 능력, 발전소 운영 능력 등은 인정을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 건설사업 수주,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협력의향서(LOI) 체결 등 K원전 수출 보폭이 빨라졌다. 본격적으로 해외를 바라보는 원전 산업은 김 부장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는 “바라카 원전 직원들이 역사의 현장에서 미약하나마 도움이 된다는 게 자랑스럽다. 특히 사막에 발전소를 지은 바라카 프로젝트가 후속 원전 수출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 덕분에 다들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라카 현장서 근무한 이들의 경험이 한수원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도 매우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이들이 사라지지 않고 K원전 수출에 꾸준히 투입돼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운영 본격화에 근무자 줄어 “다음 수출 현장에 또 달려갈 것”
바라카 원전이 속속 가동한다는 건 한국 기업들의 숙제가 끝나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창때에 비해 한국 근무자들은 꾸준히 줄고 있다. 필수 근무 인력으로 분류돼 UAE에 남았던 김 부장도 오는 6월께 귀국할 예정이다. 하지만 또 다른 원전 수출이 성사되면 언제든 달려갈 수 있다는 게 그의 마음이다.
“제가 맡은 소임은 마치고 돌아가는 거 같다. 첫 원전 수출이라 경험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다음 수출 현장에 나서면 더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새해 제 소망은 바라카 3호기 준공, 4호기 운영 착수가 문제없이 진행되는 것, 그리고 폴란드 등으로 K원전 수출 계약이 꼭 이뤄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