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순방을 마치고 공군 1호기에 올랐던 윤석열 대통령이 내린 귀국길 첫 번째 지시사항이다. 당시 1호기에 탑승 중이던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명절 뒤 첫 일정으로 과학 기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싶다”며 이런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그 전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모교인 스위스 취리히 공과대학에서 석학들과 간담회를 갖고 “올해를 한국의 양자 과학기술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설 연휴 마지막날(24일) 윤 대통령과 국내 과학연구자간의 만남은 이런 배경에서 성사됐다. 이날 현장에는 손영익·윤효상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와 전병곤·윤태영 서울대 교수, 김선주 연세대 교수, 우재성 고려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모두 70~80년대생으로 양자 분야와 인공지능(AI)·첨단 바이오·우주 등을 연구하는 젊은 연구자들이다. 윤 대통령은 첫 인사로 “연휴 중에 시간을 부탁드려 송구하다”는 취지의 말을 건넸다. 한 대통령실 참모는 “갑작스러운 연락에도 모두 흔쾌히 응해주셔 감사의 인사를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과학 기술에 대한 윤 대통령의 관심은 경제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가 다시 도약하기 위해선 과학기술의 혁신이 필수적이란 것이다. 대통령실 내 과학기술비서관실이 경제수석 산하에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순방마다 ‘지역의 일류 과학기술 대학 방문 일정을 반드시 잡으라’는 지시도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첨예한 갈등도 결국 저성장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은 대한민국의 진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