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재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식을 열었다. 정치·행정, 경제·일자리, 사회, 외교·안보 등 4개 분과로 운영된다. 사의재(四宜齋)는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저서를 편찬하며 머물렀던 전남 강진의 처소 이름이다.
창립식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했다. 고문을 맡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새 정부 출범 8개월여가 흘렀는데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보다는 걱정과 근심을 주는 정부가 아닌가 판단된다”며 “아주 시의적절하고 꼭 필요한 출범”이라고 밝혔다. 방정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모든 정책을 왜곡, 폄훼하고 더 나아가선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은경·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 정현백·이정옥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 인사 30여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정부·청와대에서 일했던 박범계·전해철·도종환·정태호·윤영찬·한병도·고민정·윤건영 의원 등도 자리를 지켰다. 사의재에는 250명 정도가 가입했다고 한다. 이낙연·김부겸 전 총리는 고문을 맡는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름은 올렸지만 참석하지는 않았다. 사의재 소속 의원은 “김수현 전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현재 감사원 조사 대상이라 일단 가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가입자 중 검찰 수사를 받고 있거나 기소된 인사도 적지 않다.
상임대표를 맡은 박능후 전 장관은 “친문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게 아니라 전 정부 국정운영에 대해 반성하고 개선, 발전시킬 게 무엇인가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지만, 민주당 내에선 “이재명 대표 사법 문제로 어지러운 상황에서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소한의 염치라도 있다면 당장 먼저 써 내려 가야 할 것은 (부동산 대책 등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도 지난 16일 방송에서 “잘못해서 정권을 뺏긴 데 대한 반성부터 먼저 해야지 연구 포럼 한다고 (친문) 세 결집을 하는 건 당을 해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