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의 로버트 슈바라만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8일 ‘달러 초강세 속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 위험 점검’을 주제로 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웨비나에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를 놓고선 “여전히 조심스럽다”며 “상당한 경착륙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실제 노무라는 지난달 발표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대비 0.6%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은행(1.7%)과 기재부(1.6%) 등 국내는 물론이고 주요 IB들의 평균 전망치인 1.1%보다도 한참 낮은 수치다. 심지어 고강도 통화 긴축을 이어가는 유럽(-0.4%)과 미국(-0.5%)보다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와는 너무도 상반되는 전망에 이날 웨비나에서도 토론자들로부터 “한국 경제 회복력을 과소평가하는 것 아닌가”(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세계 경제는 낙관적으로 보는 반면 한국 경제만 비관적으로 보는 이분법적인 전망이 이해되지 않는다”(이장영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대내적 요인으로는 고금리발(發) 주택 경기 악화와 민간 비금융권 신용 위험 증대를 꼽았다. 슈바라만은 “부동산 시장은 지난 몇 년간 상승했지만, 최근 경기가 둔화되고 금리가 올라가면서 하락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라며 “(부동산으로) 대출이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자산 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대차대조표상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슈바라만은 한국은행이 오는 5월에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역성장 위험과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 속에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은 이번 달로 마무리됐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을 동시에 동원해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고, 제로 코로나 정책 철회로 억압됐던 수요가 풀리면서 내수가 경기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또 다른 경제적 위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이 제한적일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 GDP 성장률이 3.0%를 기록하면서 중국 당국이 설정한 목표치(5.5%)를 크게 하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