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는 지난해 12월 18일 서울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7승을 기록한 프로골퍼 오지현(27)과 결혼했다. 그런데 김시우는 결혼 후 첫 대회에서 우승했다. 김시우-오지현 부부는 결혼한 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의 집에서 쉬다 대회 참가 겸 신혼여행 차 하와이를 찾았다가 잭팟을 터뜨렸다. 3라운드가 끝난 뒤 김시우는 “신혼여행 온 느낌이라 부담이 없었다. 경기 후엔 데이트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하와이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홀 버디로 18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김시우는 스코어카드에 사인한 뒤 아내 오지현과 남은 경기를 지켜봤다.
3타 차 공동 5위로 마지막 날 경기를 시작한 김시우는 이날 1~3번 홀에서 줄버디를 잡아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버클리와 선두 경쟁을 하던 김시우에겐 17번 홀 버디가 결정적이었다. 파 3인 이 홀에서 김시우의 티샷이 그린을 넘어갔다. 만만치 않은 칩샷을 남겨뒀다. 이때 함성이 터졌다. 바로 뒷 조에서 경기하던 버클리가 버디를 잡아내자 갤러리가 환호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 것이었다. 버클리는 단독 선두에 올랐고, 김시우는 타수를 까먹을 위기였다. 그런데 김시우는 약 10m 거리의 칩샷을 홀에 넣어 버디를 잡아냈다. 김시우는 “갤러리의 함성을 듣고 나서 오히려 잃을 게 없다는 생각에 더욱 자신 있게 쳤다”고 말했다. 4라운드 내내 경기를 따라다닌 아내 오지현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시우는 짧은 파 5인 마지막 홀 페어웨이 벙커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버디를 잡았다. 반면 버클리는 15번 홀에서 1m가 채 안 되는 짧은 파 퍼트를 넣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김시우는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하면 버클리가 압박감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됐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은 142만2000달러(약 17억6000만원). 김시우의 PGA 투어 통산 4승 째다.
아내 오지현은 “내가 경기할 때보다 더 떨렸다. 선수로서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기 때문에 남편이 더 멋지고 자랑스럽다. 같이 대회에 온 게 일곱 번째인데 결혼 후 첫 우승이라 더 기쁘다”고 말했다.
김시우는 이날 첫 3개 홀과 마지막 2개 홀에서 버디를 잡아냈다. 그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라퀸타에서 개막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대회에 출전한다. 김시우가 2021년 우승했던 대회다. 결혼 후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안병훈과 김성현이 합계 12언더파 공동 12위, 이경훈은 10언더파 공동 28위로 대회를 마쳤다.